마16:24의 '자기 십자가'에 대한 교부들의 의견과 천주교에서의 견해
마태복음 16장 24절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을 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시는 중요한 구절입니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태복음 16:24, 개역개정)
이 구절의 '자기 십자가'에 대한 교부들의 의견과 천주교의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교부들의 의견
교부들은 '자기 십자가'를 문자적인 고난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어려움과 자기 희생으로 폭넓게 해석했습니다. 몇 가지 주요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오리게네스 (Origen, 185-254): 오리게네스는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을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가 겪는 외부적인 박해와 고난뿐만 아니라, 내면적인 욕망과 죄성을 극복하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 부인과 영적 투쟁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 자체가 매일의 십자가를 지는 것과 같다고 보았습니다.
- 키프리아누스 (Cyprian, 210-258): 키프리아누스는 박해 시대의 교부로서,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을 신앙을 지키기 위해 겪는 고문, 재산 몰수, 심지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고난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며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아우구스티누스 (Augustine, 354-430): 아우구스티누스는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을 단순히 외부적인 고난을 견디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욕망을 억제하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내면적인 변화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은 자기애를 버리고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자기 희생의 삶이라고 가르쳤습니다.
- 요한 크리소스토무스 (John Chrysostom, 349-407): 크리소스토무스는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을 삶에서 불가피하게 겪게 되는 슬픔, 고통, 질병, 손실 등 모든 어려움을 인내하며 받아들이는 태도로 해석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어려움들을 믿음 안에서 견디고 극복함으로써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 영적인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천주교의 의견
천주교는 '자기 십자가'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삶에서 겪는 모든 형태의 고난과 어려움, 그리고 자기 희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이는 개인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신앙 때문에 겪는 박해, 이웃을 위한 봉사,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고 덕을 실천하려는 노력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천주교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강조합니다.
- 고난의 동참: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에 동참하도록 부름 받았으며, 자신의 삶에서 겪는 고난을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에 연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난은 죄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믿음 안에서 받아들일 때 구원의 은총을 얻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 사랑의 실천: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은 자기 부인과 희생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식입니다. 이웃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고 봉사하는 것은 '자기 십자가'를 지는 중요한 표현입니다.
- 인내와 희망: 어려움 속에서도 인내하며 하느님께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자기 십자가를 지는 태도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신앙은 고난 속에서도 굳건히 설 수 있는 힘을 줍니다.
- 개인의 고유한 십자가: 각 개인에게는 고유한 형태의 십자가가 주어집니다. 이는 개인의 성격, 환경, 처한 상황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십자가를 회피하지 않고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짊어지는 것입니다.
천주교는 '자기 십자가'를 단순히 고통을 감내하는 것을 넘어, 사랑과 희생을 통해 그리스도를 닮아가고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적극적인 영적 여정으로 이해합니다. 이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신자가 짊어져야 할 삶의 방식이며, 부활의 영광에 동참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여겨집니다.
요약하자면, 교부들과 천주교 모두 '자기 십자가'를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에서 불가피하게 겪는 고난과 어려움, 그리고 자기 부인과 희생을 포괄적으로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며, 이를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 영적인 성장을 이루어 나가는 것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