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교 경전과 70인역의 따른 정경과 그 특징
현재 개신교회가 사용하는 성경은 66권입니다. 구약이 39권, 신약 27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로마 카톨릭(천주교)은 신약은 같지만 구약이 51권으로 개신교의 정경보다 12권이 더 많습니다. 또한 권별 순서도 다르게 나타나는데 대체 왜 이런 차이가 생겨나게 되었을까요?
Ⅰ. 정경의 의미
캐논(canon)은 우리말로 정경(正經)이라 불리는데, 법칙, 규범, 규칙, 척도라는 뜻을 가집니다.
정경이 형성되기 전에 이미 정경 외에 많은 다른 문서 자료들이 존재했었습니다.
그런데 구약 정경이 형성된 것은 순식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먼저 히브리어 구약 정경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순서이겠습니다.
Ⅱ. 유대교 경전과 70인역의 따른 정경과 그 특징
1. 유대교 성경
주후 90년에 얌니야(Jamnia)에서 열린 유대교 공의회에서 유대교 정경이 확정되었습니다.
확정될 당시 구약성경은 전부 24권이었고, 3분법으로 편집되었습니다.
그 세 부분은 율법서(토라 5권), 예언서(느비임 8권), 성문서(케투빔 11권)로서 구성되는 정
경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유대교 성경
1) 창세기 2) 출애굽기 3) 레위기 4) 민수기 5) 신명기 6) 여호수아 7) 사사기 8) 사무엘상·하 9) 열왕기상·하 10) 이사야 11) 예레미야 12) 에스겔 13) 호세아,요엘, 아모스, 오바댜, 요나, 미가, 나훔, 하박국, 스바냐, 학개, 스가랴, 말라기,14) 시편 15) 잠언 16) 욥기 17) 룻기 18) 아가서 19) 전도서 20) 예레미야애가 21) 에스더 22) 다니엘 23) 에스라·느헤미야, 24)역대기상·하
정경에 목차에 의한 편집 경향을 보면, 첫째 다섯 권의 율법서(토라)는 어떤 정경의 목차에서도 앞부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어떤 정경의 목차에서도 율법서의 위치는 맨 먼저이고 순서도 창세기로부터 신명기까지 동일한 순서입니다. 이것은 율법서가 정경화의 과정에서 제일 먼저 정경으로 채택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위치의 선행은 시간적, 역사적으로도 우선하고 있음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학적 의미로서도 율법이 예언과 지혜문학에 우선함을 뜻하기도 합니다.
율법서 다음에 오는 것은 4권의 전기 예언서입니다. 모세이후로부터 여호수아에 의해 가나안에 입증하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을 떠나가는 시기까지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후기 예언서로서 대예언서 3권(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과 12소예언서는 한 권으로 취급했습니다. 12소선지는 언제나 맨 끝에 옵니다. 12소선지는 이스라엘 12지파를 상징하는 숫자와 일치합니다.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의 순서는 시간상의 배열이고, 호세아, 요엘-말라기 순서도 시간상의 배열을 고려한 것 같습니다.
성문서는 3부류로 구분됩니다. 이 세 부분 중에서도 성문서(케투빔)이 가장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정경에 편입되었습니다.
지혜 문서인 시편, 잠언, 욥기가 한 그룹인데 언제나 성문서의 맨 먼저 위치합니다, 특히 두번째 그룹은 '메길롯'(Megilloth, 다섯 두루마리)으로 알려진 룻기, 아가, 전도서, 애가, 에스더는 .다섯 두루마리로서 매년 반복되는 축제(오순절, 유월절, 장막절, 예루살렘 성전 파괴일인 아빕월 9일, 부림절) 때에 사용되어졌기 때문에 늘 한 덩어리로 편집, 보관, 사용되었습니다.
마지막 그룹은 다니엘서와 역사서인 에스라-느헤미야와 역대기 상·하입니다. 이들은 정경의 최종 단계에서 편입된 책들로서 확고한 정경적 위치를 확보하지 못한 감을 줍니다. 다니엘서는 예언적인 문서인데도 불구하고 지혜문학 부분에 삽입되었고, 역대기도 열왕기와 병행되는 역사 기록이므로 정경으로서 선택의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러므로 히브리 정경은 율법, 예언, 성문서 순으로 정경의 시간적 형성 단계에 따라 편집되었으며, 정경 24권에는 외경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2. 동방정교회 70인역(LXX)
70인역(LXX)은 주전 3세기 중반에 히브리어를 알지 못하는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을 위해 알렉산드리아에서 헬라어로 번역된 구약성경입니다. 초대교회의 다수를 차지한 이방인 기독교인들도 히브리어를 알지 못해 이 책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70인역(LXX)은 히브리어 정경 39권 외에 외경 6권이 포함한 45권이 구약성경이었습니다. 주후 390-405년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제롬의 불가타역(Vulgate)은 70인역을 계승하였습니다.
히브리 정경에 비하여 70인역은 외경 6권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70인역의 목록을 보면 또 하나의 특징이 있습니다.
초대 기독교인 성경(70인역)
1) 창세기 2) 출애굽기 3) 레위기 4) 민수기 5) 신명기 6) 여호수아 7) 사사기
8) 룻기 9) 열왕기1서(사무엘상) 10) 열왕기 2서(사무엘하) 11) 열왕기3서(열왕기상)
12) 열왕기4서(열왕기하 13) 역대상 14) 역대하 15) 에스드라2서(에스라-느헤미야)
16) 에스더 17) 에스더 부록 18) 유딧 19) 토빗 20) 마카비1서 21) 마카비2서
22) 시편 23) 잠언 24) 전도서 25) 아가서 26) 욥기 27) 솔로몬의 지혜서
28) 벤시락(집회서) 29) 호세아 30) 아모스 31) 미가 32) 요엘 33) 오바댜 34) 요나
35) 나훔 36) 하박국 37) 스바냐 38) 학개 39) 스가랴 40) 말라기 41) 이사야
42) 예레미야 43) 예레미야애가 44) 에스겔 45) 다니엘
첫째로 70인역의 편집 순서와 우리 개역성경의 편집 순서는 70인역에 첨가된 외경을 빼면 같은 편집 순서입니다. 우리 성경은 외경을 제외한 70인역의 정경 순서와 같습니다. 이 편집순서는 율법서가 맨 처음에 오고, 성문서 에스라-느헤미야와 역대기가 같은 역사서 다음에 오고, 12소예언서, 대예언서 순으로 편집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히브리 정경과 같이 정경화의 단계별로 편집된 것이 아니라 맨 나중에 정경이 된 성문서들이 중간에 왔습니다.즉 70인역의 편집 특징은 정경의 시간적 배열이 아니라 문학 유형별 편집이라는 것입니다.
율법서는 어느 성경에서도 마찬가지로 맨 처음에 옵니다. 정경의 역사서 뒤에 외경의 역사서인 유딧, 토빗, 마카비1,2서가 옴으로써 1)문학양식별로 편집되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룻기도 사사 시대를 배경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사사기 다음에 배열되고 있습니다. 역사서 다음에 성문서가 뒤 따라 오지만 다섯 두루마리는 히브리 정경과는 달리 여러 곳에 산재되어 있습니다. 룻기는 사사기 다음에, 예레미야애가는 예레미야 다음에, 에스더서는 에스드라2서 다음에 배열되어 있습니다. 예언서는 12소예언서가 먼저 오고 대예언서는 소예언서 다음에 나타납니다. 특이하게 다니엘서가 예언서로 취급되어 맨 마지막 순서에 나타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초대 기독교인이 사용했던 70인역은 외경을 포함 시켰고 편집순서는 문학양식별로 율법서, 성문서, 예언서, 즉 과거, 현재와 미래 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동방정교회에서 외경이 정경으로 채택되어 인정된 책들은 유딧, 토빗, 마카비1,2서, 솔로몬의
지혜서 집회서 등 6권이다. 우리의 개역성경도 70인역 편집 순서와 유사하나 대소 예언서의 순서가 바뀌었을 뿐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 같은 배경에서 정경이 형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