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포교 집중하는 신천지, 프랑스에서 기승…미국도 전국적으로 퍼져
프랑스 신도가 1,200명에 달해…미국도 5개지파 활발히 활동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가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신천지 말씀대성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JTBC 영상 갈무리)
프랑스 정부가 한국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문제 종교'로 거론했다. 신천지를 ‘이단’으로 지목하고 정부 차원에서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프랑스 일간지인 르파리지앵은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내에서 활동하는 이단 종교 관련 신고 1,550건 중에 신천지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종교퇴치 부처간 합동위원회’(이하 종교퇴치 위원회)의 최근 보고서를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자칭 메시아인 이만희가 1984년 설립한 신천지는 9년 전 프랑스에 지부를 설립한 후 현재 신도가 1,200명에 달했다. 또한, 종교퇴치 위원회에 접수된 신천지 관련 신고는 50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2019년 파리 전철역에서 두 명의 여성을 만난 후 신천지 회원이 되었다는 사브리나(가명 26세)의 일화를 소개하며 신천지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사브리나는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성경을 가르쳐 주겠다’며 모임에 초대받았고, ‘ECA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신천지에서 성경공부를 받았다.
그녀는 “소위 ‘임무를 띤 자’라는 레벨에 이르기까지 성경공부를 열심히 했다”며 “하지만, 이면에서는 공부를 그만두면 ‘훈련 캠프’로 보내졌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사브리나는 신천지를 통해 정신적 통제와 함께 물질적 강요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그들은 어떠한 의심도 허용하지 않았으며,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으면 더이상 교회에 올 수 없다는 식의 강요를 했다”며 “수입의 10%를 의무적으로 내야했고, 한국에 사원을 짓는다며 800유로를 낼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신천지 탈퇴자인 로라(가명)도 신천지로부터 경제적 헌신을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로라는 “신천지는 나에게 경제적 헌신을 강요했다”며 “장학금 490유로 중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신천지에 바쳐야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신천지 가입으로 인한 후유증도 고백했다.
로라는 “탈퇴이후 신천지에서의 경험으로 인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지금은 누군가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것조차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신천지 말씀대성회에 참석한 현지인들(사진:JTBC 영상 갈무리)
이러한 상황은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신천지는 12개 지파 중 5개 지파가 미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단전문 연구기관인 현대종교(소장 탁지일)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교세가 가장 큰 요한지파(LA, 워싱턴DC, 메릴랜드, 버지니아, 보스턴, 시애틀, 캐나다 밴쿠버 등)를 비롯해, 다대오지파(뉴욕, 시카고, 뉴저지), 맛디아지파(휴스턴, 댈러스), 시몬지파(애틀란타, 캐나다 몬트리올), 도마지파(샌프란시스코, 산호세) 등이 전국에서 활발히 포교 활동을 하고 있다.
신천지의 미주지역 포교는 1994년 도미해서 신학교를 설립한 송 모 전도사를 통해 시작되었으며, 이후 뉴욕에 신학교를 설립하는 등 30여년 만에 교세가 미국 전역으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종교는 “신천지는 그들의 정체를 숨기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신천지 유관단체인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활동도 최대한 은밀하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천지가 주관하는 행사를 ‘평화 행사’, ‘평화 교육’, ‘IPYG(국제청년평화그룹) 활동’ 또는 ‘평화 이벤트’ 등으로 위장해 연관성을 알 수 없도록 한다고 말했다.
현대종교는 “신천지 행사에 참여하는 정치인, 교육관계자, 학생이나 지역 주민들은 이들과의 연관성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평화단체 행사로 생각하고 참석하며 관계를 맺는다”며 “본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들을 홍보해주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천지의 집중 포교 대상이 현지인과 한인 2세와 같이 신천지의 실체를 모르는 이들에게 집중된다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포교는 이미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미주 지역 한 목회자는 “신천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한인 2세들이 SNS나 친구 맺기 앱 등을 통해 신천지를 접하게 됐다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며 “성경 말씀이나 교회 관련해서 메시지를 받거나 접근해 오는 이가 있다면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주지역 신천지의 교세는 정확히 확인된 것은 없다. 일부에서는 2019년 기준으로 약 4천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지만, 현재 수만명에 달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종교는 “신천지는 미주지역에서 기독교인을 포섭대상 1호롤 삼고있다”며 “한국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전례가 있기에 미주 한인교회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