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5-29 20:07
"성서는 면죄부가 아니다": 목회자 성적 일탈, 성서해석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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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웹섬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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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는 면죄부가 아니다": 목회자 성적 일탈, 성서해석부터 바꿔야

독일개신교협의회(EKD)가 출간한 《Die Bedeutung der Bibel für kirchenleitende Entscheidungen》에서 역사비평적 성서 해석과 리더십을 배운다

독일개신교협의회(‘Evangelische Kirche in Deutschland’, 약칭 EKD)가 지난 2021년 흥미로운 책을 한 권 출간했다. 바로 《Die Bedeutung der Bibel für kirchenleitende Entscheidungen》(Leipzig: Evangelische Verlagsanstalt)이다. 한국어로는 《교회 의사 결정에 있어 성서의 중요성》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독일개신교협의회가 출간한 이 책은 교회 지도자들이 당면한 현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성서에서 찾도록 이끄는 안내서이다. 단순히 성서 구절을 인용하고 해석하는 것을 넘어, 성서가 쓰여진 시대적 배경과 현대 사회의 변화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교회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나아가면서도 성서적 진리를 굳건히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교회 지도자들에게 성서를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통찰력을 제공하며, 동시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생활의 지표를 제시한다. 오늘날 교회(1)가 직면한 다양한 쟁점들-어린이의 성찬 참여, 여성 안수, 환경 문제 등-에 대해 성서적 관점에서 균형 잡힌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성서 해석, 왜 중요한가?: 현대적 시각의 필요성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독자들을 단계적으로 안내한다. 첫 번째 부분인 서론에서는 성서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독자들이 성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돕는다. 성서 해석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을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날에 적용하고, 그 안에서 살아있는 신앙의 능력을 경험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성서를 단순한 교리 지침서나 도덕률 목록으로 여기는 오류를 지적하며, 성서는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신다고 강조한다.

또한 성서 해석의 다양한 방법론, 즉 역사비평, 문학비평, 신학적 해석 등을 소개하며, 독자 스스로 성서 본문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깊이 있는 탐구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성경을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이해하고 적용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성서 해석의 과정에서 겸손과 열린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Etüden”(2): 교회가 직면한 쟁점들에 대한 성서적 대응

두 번째 부분인 “Etüden”에서는 현대 교회가 직면하는 주요 쟁점들을 다루며, 각 쟁점에 대한 성경적 해석과 그에 따른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 어린이의 성찬 참여 문제는 교회의 본질과 성찬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특히 유아세례를 허용하는 교회에서는 어린이의 성찬 참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어 왔다. 특히 신약성서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교회가 각자의 상황과 전통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들은 어린이들이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경험하고 신앙 안에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교회의 중요한 역할이며, 이를 위해 연령에 맞는 교육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성찬의 신학적 의미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며, 성찬이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깊은 만남, 죄 사함의 확신, 공동체와의 연합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초대교회부터 현대 교회에 이르기까지 어린이 성찬 참여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실천들을 소개하며,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 예를 들어, 어거스틴, 루터, 칼뱅 등 교회사의 주요 인물들의 견해를 소개하고, 각 교파별로 어린이 성찬 참여에 대한 규정과 실천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자세하게 분석한다.

“하나님 나라의 약속”: 여성 안수 문제는 교회 내 여성의 역할과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주제이며, 오늘날 교회의 성장과 갱신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한다. 성서에 나타난 여성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제시하며, 그리스도 안에서의 평등이라는 핵심 가치를 강조한다. 저자들은 성서가 기록된 당시의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고려하면서도, 예수의 가르침과 초대 교회의 사례를 통해 여성의 리더십을 인정하는 성경적 근거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예수님께서 여성들을 제자로 삼고, 그들의 헌신과 섬김을 인정하셨던 사례, 그리고 사도 바울이 여성 동역자들의 리더십을 인정하고 칭찬했던 사례들을 제시하며, 여성 안수에 대한 긍정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또한 여성 안수에 대한 찬반 논쟁을 균형 있게 소개하며,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 주장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성서적, 신학적 근거가 부족함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성령의 역사”: 환경 문제는 인류의 생존과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며, 교회는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이 문제 역시 성서에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창조 신앙에 기반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 책에서는 인간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돌보는 청지기로서의 책임을 강조하며,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교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다. 또한 환경 문제가 단순히 과학적 문제가 아니라 신앙적, 윤리적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며, 그리스도인들이 환경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감소, 자원 고갈 등 구체적인 환경 문제들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교회의 책임과 역할을 제시한다. 더 나아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개인적 실천과 사회적 참여를 강조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환경 문제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 논의들을 소개하며, 생태 신학, 해방 신학 등의 관점에서 환경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교회 지도자, 성서대로 살고 있나?: 성서적 리더십의 방향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교회 지도자들이 가져야 할 균형 잡힌 시각과 실천적인 자세를 강조한다. 독일개신교협의회는 성서를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것과 시대적 맥락을 고려하는 것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성서적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이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교회를 섬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기도와 말씀 묵상, 신학적 성찰, 공동체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지도자들이 겸손과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이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넓히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과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현대 사회의 주요 흐름인 세계화, 정보화, 다원화 등을 언급하며, 교회 지도자들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 교회 재정 비리와 목회자들의 성적 일탈, 성서 해석의 문제는 아닐까

《Die Bedeutung der Bibel für kirchenleitende Entscheidungen》는 단순한 신학 서적을 넘어, 현대 교회의 리더십에 대한 심도 있는 성찰을 제공한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성서 해석 방식과 리더십 모델은 한국 교회의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한국 교회는 여전히 전통적인 성서 해석 방식에 익숙하며, 역사비평적 성서 해석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을 한국 교회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책이 한국 교회에 시사하는 바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 책은 성서를 단순히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넘어, 시대적 맥락을 고려하고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이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한국 교회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교회 지도자들이 귀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비록 이 책이 한국에 번역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성서 해석과 리더십에 대한 고민은 한국 교회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 교회는 문자주의적 성서 해석을 넘어 어떻게 성서를 이해하고 적용해야 할 것인가?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 한국 신학계와 교계도 설교 현장에서 역사비평적 성서 해석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역사비평학적 성서 해석이 교회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근거 없는 두려움을 버려야 하지 않을까?

물론, 전통적인 해석 방식을 무조건 버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일 일반 사회 신문에도 대문짝만하게 기사화되는 목회자들의 재정 횡령과 성적 일탈의 현실, 그리고 여성 안수가 여전히 불허되고 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 속에서, 과연 지금의 성서 해석 방식만으로 충분한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역사비평적 성서 해석을 한국 교회에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목회자들의 거부감, 교인들의 반발, 신학적 논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따라서 신학대학뿐만 아니라, 교단, 교회, 목회자, 평신도 등 다양한 주체들의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신학대학에서는 역사비평적 해석 방법을 교육하는 동시에, 목회자들이 이를 실제 목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교단 차원에서는 역사비평적 해석에 대한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보급하며, 교회에서는 성서 공부 모임 등을 통해 다양한 해석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한국 교회가 역사비평적 성서 해석을 점진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더욱 열린 마음으로 사회와 소통하고 시대적 사명을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한국 교회에 ‘다름’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와는 다른 신학적, 문화적 배경 속에서 쓰여진 책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교회의 지도자들의 리더십은 성서 해석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당연한 명제 문장은 누구나 동의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는 전혀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 가지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한국 교회가 역사비평적 성서 해석을 포함한 다양한 해석 방법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더욱 풍성하고 활력 있는 신앙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성서가 시대의 옷을 입고 있다는 지극히 단순한 사실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 같다. 이를 통해 한국 교회가 사회와 더욱 건강하게 소통하고,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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