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5-19 16:45
가톨릭 새 교황 등장과 한국 개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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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웹섬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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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미국 출신의 로버트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새 교황 레오 14세로 선출되었다(2025.5.12.). 정치적 중립을 위해 초강대국 출신은 교황직에서 배제한다는 가톨릭교회의 불문율이 있었으나 깨진 것이다. 미국 시카고 태생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가난한 이들을 포용해 온 이력이 크게 작용했다. 또 그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와 난민 탄압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여성의 교회 내 역할 확대와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등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요 정책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이어서 교회 내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이란 평가도 받는다. 레오 14세는 ‘화합과 포용을 통한 진보’라는 인류의 가야 할 길을 몸소 체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새 교황은 “더 이상의 전쟁은 안 된다...전 세계의 권력자들에게, 언제나 유효한 이 외침을 반복해 전한다.”며 우크라이나와 가자 등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멈출 것을 강력히 호소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미사에서 “80년 전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이 끝났지만, 이제 우리는 곳곳에서 ‘제3차 세계대전’의 참화에 직면했다”며 평화의 기적이 세계에 깃들기를 기도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현 레오 14세 등 가톨릭 교황들의 평화와 난민 등 약자를 위한 호소와 강한 메시지는 혼돈과 욕심, 자국 이기주의로 치닫는 세계 강대국들의 정치, 경제 방향에 중대한 경고와 견제의 목소리를 제시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에 큰 울림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세계의 개신교 진영의 목소리와 활동은 미약한 편이다. 가톨릭 같은 단일 대오와 일치된 조직과 리더십이 부족한 데 이유가 있지만, 한국을 비롯한 개신교 교파와 많은 대형 교회들의 제한된 현상 인식과 교회 중심주의에 함몰된 교회정책과 지도자들의 편협한 시대 인식에도 한 원인이 있다 할 것이다.
대표적 개신교 국가인 미국과 한국의 경우 예수님 복음의 본질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강조하여 이를 선교와 교회 운영의 근간으로 삼기보다는 교회 자체의 세력 형성, 증대를 위해 매진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예수님의 복음의 핵심인 산상수훈의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임이요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란 가르침은 이제 헛된 망상이 된 것 아닌가라고 생각된다.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선대하며 건강한 사람보다 환자와 약자와 소수자를 우선 보호하는 것이다. 당대 모두 무시한 사마리아 사람을 이해하고 대화하며 무엇보다도 구조화된 회당과 비리 및 그 경제 시스템에 경종을 울리시고 시장판으로 변한 성전 내부를 뒤엎으시고 성전을 정결케 하셨다. 개신교 주류 대형 교회들은 이런 예수님의 복음이 어떤 의미있는지 깊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더 큰 교회 더 많은 성도들이 모여 멋진 예배당에서 화사한 예배를 드리고 우아한 자태로 세상에 나서 웃음과 행복을 전하는 데 더 관심이 큰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미국의 근본주의적 성향의 개신교들은 공화당과 트럼프의 핵심 지지자들로 미국 우선의 정책으로 국제 경제체제에 중대한 제약으로 등장하고 있고 특히 관세정책과 리쇼오링(reshoring)등의 미국 제조업 등 산업발전,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력한 보호주의 경제정책으로 기존의 WTO 체제와 자유무역주의 및 세계주의 체제에 중대한 도전과 위협으로 작동하고 있다. 트럼프는 주변 이민자, 난민들을 배격, 추방하며 자국내 난민과 가난한 자들에 대한 사회복지적 지원 축소와 대기업, 무기산업 등의 우선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주지하듯 가톨릭은 바티칸 제2차 공의회(Concilium Oecumenicum Vaticanum Secundum,1962.12.11.~1965.9.14)를 통해 중세부터 이어 온 주요 원칙들에 변화와 사회적 변용을 추진했다. 이런 변화의 노력으로 오늘날에도 가톨릭은 역사와 사회에 동떨어진 복음이 아닌 대중과 함께하는 실천적 신앙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개신교도 빌리그래함(B. Graham), 존 스토트(J. Stott) 등이 주도한 로잔협약(Lausanne Covenant 1974.7.16.~7.25)을 통해 중대한 변화 원리와 새로운 신학 패러다임의 변용을 주창하며 그 정신을 이어 오고 있으나 사회선교 등 정치,경제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응은 크게 미흡하다 평가된다.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개최되었으나 현실 사회와 그 복음적 대응에 대한 논의에 다양한 주장과 비판이 있었다.
프란체스코 교황에 이어 레오 14세는 “사랑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고통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참된, 지속적인 평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기도했고,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선 “현재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에 깊은 상처를 받고 있다...즉각적 휴전이 발효되고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며 모든 인질이 석방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사회의 구조적이고 강대국 주도의 전쟁과 가난, 질병 등의 문제에서 책임있는 태도와 대응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추기경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즉위명은 산업혁명 시대 노동조합 결성권을 옹호하고 자본주의를 비판했던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 새로운 회칙)을 발표했던 레오 13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톨릭의 이러한 예수님 복음 중심적 변화와 사회 구원과 정치,경제,사회적 구조적 문제에 비판과 바른 방향 제시를 지속하고 있다. 이어 비해 개신교는 오히려 더 견고한 보수와 과거 회귀, 인권과 하나님 형상으로 피조된 인간에 대한 존엄 이해 부족과 가난, 질병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 방향 제시, 환경오염과 생태계 회복 등에 대한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의 근본주의적 성향에 영향을 받은 한국의 개신교도 아전인수식의 복음 해석과 권력과 돈의 지배력에 기웃거리며 예수 본연의 복음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란 심대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근래 윤석열 정부 출범과 무속신앙에 대한 배격 부재와 오히려 무당 정권과의 연대 및 사이비 이단과의 연대 등의 징후들이 보도되고 있고, 불법의 12.3 계엄 국면에서도 말씀에 기초한 바른 비판보다 동조하는 듯한 태도 등은 한국기독교의 커다란 과제와 뼈를 깎는 회개와 재를 뒤집어쓰는 자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평가되고 있다.



김홍섭 장로(인천 YMCA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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