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9-27 10:15
무인가 신학교와 인가 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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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웹섬김이
조회 : 2,284  

‘무인가 신학교’와 ‘인가 신학교’

이광호 목사(실로암교회) 

[신학교의 ‘인가’ 문제는 성경적인 관점에서 설명되어야 한다: 신학교의 ‘인가’ 혹은 ‘무인가’를 논할 때 그 판단기준이 세속 국가라면 교회의 세속화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을 따름이다. 신학교의 ‘인가’ ‘무인가’ 문제는 건전한 교회로부터의 인가여부를 따져야 한다. 개혁교회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육 기관을 세속국가의 권위에 예속시키지 않는다] 

현대 한국교회의 세속화는 극에 달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는 세상의 것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세상보다 더 타락하고 악하게 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세속화된 교인들은 타락한 세상의 논리에 익숙해져 부정한 가치에 쉽게 함몰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일은 순식간에 일어나기 보다는 상당한 기간을 두고 서서히 그렇게 되어간다. 과거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하던 시기의 한국교회는 비록 미숙하기는 했으나 순수한 모습을 띠고 있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현대 한국교회는 크게 변질되어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부터 이런 세속화의 길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게 되었는가?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과 해석이 가능 할 것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교회가 신학교를 국가의 예속기관으로 넘겨주면서 부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1980년대가 시작되면서 몇몇 교단 신학교들은 국가의 인가를 받아 세속국가가 수여하는 석사학위(M.Div.) 과정을 설치하게 되었다. 대다수 교회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와 동시에 신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국가의 보증을 받는 학위를 받는 것에 의미를 두기 시작했다.
그 후부터 신학교에는 세속국가의 석사학위를 받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생겨나게 된다. 그렇게 되자 어린 신학생들은 점차 교회의 인정보다 세속국가의 인정을 받는 것을 우월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교회의 교사인 목사가 되기 위해 세상으로부터 학문적인 인정을 받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신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세속국가에 연관된 석사학위를 받는 것 자체로서는 별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수들조차도 점차 세속국가의 학력에 지배당하는 경향이 짙어져 갔다. 어리석은 자들은 국가로부터 부여된 학위의 정도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이다. 그전에는 신학교의 교수가 되기 위해 반드시 박사(博士)여야 할 필요가 없었으나 점차 박사학위가 필수조건이 되어버렸다. 
이제 한국교회가 세속국가의 학위제도를 수용하기 시작한 지 삼십여 년 정도 되었다. 그 동안 교회의 세속화와 목회자의 자질로 인해 소위 인가 신학교와 무인가 신학교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런데 문제의 본질은 그것이 교회의 인가가 아니라 세속국가의 인가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시대의 교회들은 교단이 인가한 학교는 스스로 무시하기에 이르렀으며 세속 국가가 인정하는 학교를 더욱 신뢰할만한 정규신학교인 양 인식하고 있다. 교회만의 인가를 받은 신학교는 교회로부터 인정받을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 대신 세속 국가가 인가한 신학교를 더 높이 인정하려고 한다. 
국가의 인가를 받았으나 불건전한 이단사상을 품은 신학교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신구약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육체적 부활과 재림을 믿지 않는다면 교회를 위한 교육기관이라 할 수 없다. 성경에 기록된 내용을 고등비평(High Criticism)하는 교수라면 진정한 교회의 선생이 아니다. 

 

한국교회를 위태롭게 하는 쪽은 교회의 인정을 받는 신학교인가 아니면 세속국가의 인가를 받은 신학교인가? 물론 현실적으로는 양쪽 모두에 문제가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소위 무인가 신학교가 더 부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도리어 세속적인 배경으로 인해 우월감에 빠진 인가받은 신학교가 교회를 약화시킨 측면이 더욱 강하다.  

교육과정이 충실하지 못한 소위 무인가 신학교들이 교회와 성도들을 무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면 세속국가의 인가를 자랑으로 여기는 신학교들은 교회를 세속화와 자유주의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교회를 타락한 세상처럼 만들지 않으려면 세속국가가 아니라 참된 교회의 인가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자세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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