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인자 같은 이’(7:13)와 ‘하나님의 나라’(7:18,22,27) 

다니엘서 7장에 기록된, 천상의 구름과 더불어 오시는 ‘인자 같은 이’와 ‘하나님의 나라’는 약속된 메시아와 앞으로 도래하게 될 그의 왕국에 직접 연관되어 있다. ‘인자 같은 이’로 묘사된 메시아 곧 그리스도는 세상 왕국들의 권세에 대한 심판을 시작하여 그의 완벽한 나라를 세우시게 된다. 그것이 참 이스라엘 민족에 있어서 유일한 소망이었다.

하나님께서는 로마제국 시대에 이 땅에 메시아를 보냈으며, 나중에는 저들의 군사력을 동원해 배도에 빠진 유대인들이 장악하고 있던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하도록 하셨다. 그것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며 악한 세력에 대한 심판과 더불어 아브라함과 모세와 다윗 언약에 대한 역사적 성취를 의미하고 있다. 

이로써 구약시대에 허락된 하나님의 언약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과 사도교회 시대를 지나 보편교회의 출현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는 곧 요한계시록에서 말하는 천년왕국과 직접 결부되어 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천년동안 그리스도와 더불어 왕 노릇한다는 말과 통하는 의미인 것이다. 즉 보편교회는 세상과 적대관계가 되어 구체적인 싸움을 하게 될 것이 예고되고 있는데, 맨 처음 교회를 무자비한 박해의 대상으로 여겼던 인물이 도미티안 황제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통치하던 시대에 교회에 대한 엄청난 박해가 시작되었다. 그는 공포정치를 하면서 하나님을 따르는 성도들에게 ‘황제’와 ‘예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했다. 그것은 변개한 법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배도를 요구하는 정책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스스로 자신을 신의 자리에 올려놓게 되었다. 이는 물론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많은 로마 시민들이 그 정책을 삶 속에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은, 하나님께서 메시아를 통해 세우신 완성된 나라로서 왕국이, 인간들이 세운 막강한 로마 제국에 궁극적으로 승리하게 됨을 언급하고 있다. 그로 말미암아 세상의 모든 권세자들이 심판의 대상이 된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물리적인 차원의 승리가 아니라 로마제국에 대해 영적인 승리를 거두게 됨을 말해준다. 우리는 이 왕국이 보편교회로서 천년왕국을 의미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하나님의 보편 교회와 그에 속한 성도들은 로마 제국의 무자비한 박해 가운데 천년왕국으로 세워져 도리어 세상을 심판하며 왕 노릇하게 된다. 자기 백성들을 구원하시며 세상을 심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왕으로 존재하시는 동안 지상에 살고 있는 그의 성도들도 그의 사역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요한은 세상 왕국이 정복되고 그 가운데 하나님과 그리스도께서 세우시는 나라가 설립되어 세세토록 왕 노릇하게 되리라는 예언을 했던 것이다(계11:15).

이광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