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2-21 10:38
(3)죠지 뮬러의 기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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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웹섬김이
조회 : 185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에르머가르데의 놀려대는 웃음 소리가 방안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듯 했다. 아니, 죠지야. 그렇게 엄숙하지마! 그는 주먹으로

매트리스를 내리쳤다. 그러나 그는 기도하지 않고서는 잠이 올 것 같지가

않았다.

그가 꿇었던 무릎을 펴고 일어나자 선반 위에 먼지 투성이의 기도서가 보였다.

그는 그것을 집어 닥치는 대로 폈다. 나를 인정하라,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나님. 나는 네가 열렬하게 구하고, 지혜롭게 찾으며 네게 기쁨이 되는 모든

것에 완전하게 성취하기를 참으로 원하노라. 네가 원하는 것을 내게 구하라---.

그러나 그는 이러한 기도문을 거의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벽에

내팽개쳤다.

 

하나님이시여, 당신은 어디에 계시나이까? 그는 부르짖었다. 제가 당신을

또 다시 잃어버리기 위해서 당신을 찾습니까? 제가 무엇을 하였나이까? 그는

이렇게 부르짖고서야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에르머가르데의 희롱하는 웃음

소리가 메아리쳐 오고 고아원 어린 아이의 울음 소리가 기억될 뿐 전혀 아무런

응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 후 또 다른 토요일 밤 죠지는 와그너의 서재에서 모이는 모임에 또 다시

갔다. 에르머가르데는 4월의 솜털 같은 구름빛 드레스를 입고 갑자기 비할 데

없는 청결함과 향취에 압도된 그는 허리를 굽혀 그 소녀에게 입술을 댔다.

그리고는 나즈막한 소리로 말했다. 사랑해, 에르머가르데.

그녀는 얼굴이 몹시 창백해 보였다. 나도--아! 죠지, 나도 너를 사랑한다고

생각해! 그는 그 소녀에게 다시 입술을 대었다. 그 때 그녀가 말했다. 그러나

단 한 가지만은---.

단 한 가지라니?

선교사가 된다는 그 말만은.

그 말만은!

그래서 네가 엄숙해진 거야.

엄숙하다구! 나도 그런 것이 나에게 전적으로 어울린다고는 생각지 않아.

죠지는 그녀의 아버지가 서재로 내려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녀를 꼭 잡고는

중얼거렸다. 너는 지금 바로 그것을 생각하고 있었구나. 너도 배우게 돼. 우리

함께 배우게 될거야.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이에 대하여 더욱 자신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은 그를 칼로 에이는 듯했다. 나는 배우고 싶지 않아.

선교사들이란 너무나 초라하고 가난해.

에르머가르데, 이 분이 너의 아버지니? 그는 잡고 있던 그녀를 밀쳐놓음과

동시에 그녀의 얼굴을 주시하며 물었다.

죠지, 아무 사람한테나 아빠라고 해? 난 내 맘에드는 옷과 멋진 가구, 그리고

온 읍내를 가로질러 타고 다녀도 부끄러울 것 없는 마차를 갖고 싶어. 만일 내가

그러지 못한다면 난 행복하지 못할거야. 나는 그저 선교사하고 결혼할 수는

없어.

그렇지만 나는 선교사가 되어야겠어. 그리고 나---나는 네가 나와 결혼해

주길 바래. 그는 이러한 말을 그렇게, 너무 적극적으로 말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말은 그만 그렇게 돼버렸다.

 

그녀는 보닛 모자 끈을 초조하게 매만졌다. 죠지, 생각좀 해봐. 왜 너는

교수나 법률학 같은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니? 그것들은 모두 훌륭한

직업이야.

넌 나한테 내 소명을 포기하기를 원하는 거니?

난 원하고 있는게 아냐, 에르머가르데는 받아넘겼다. 나는 너에게 말하고

있는 거야. 죠지, 우리 아빠는 내가 나를 정말 선교사한테나 내맡겨 버리게

하지는 않으실거야. 그리고 나 역시 그러고 싶지 않아. 너 그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 너는 선택해야만 해.

선택해야 한다구?

그렇다니까. 웬만한 것은 포기해 버려. 그녀는 죠지를 올려다 보며 미소를

짓고는 그에게 한 발자국 다가섰다.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다시 입맞추지

않았다. 그는 마치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는 돌아서서 열린 서재 문을

잡았다.

그 날 밤 그가 하숙집을 향하여 기분이 언짢아 비틀거리며 걸어갈 때 다시 그

고아원을 지나게 되었다. 많은 이야기로 얽힌 그 동굴 모양의 건물로부터 어린

아이의 째질 듯한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죠지는 인생의 방향 선택에 대해

고심하며 급히 걸어갔다.

 

다음 2주간은 암담했다. 토요일마다 그는 에르머가르데를 보았다. 그들은

이야기하고 의논하고 애무하였다. 만일 그가 그녀로 하여금 그가 처음으로

기도했던 11월 어느 날의 결심을 알게 할 수만 있었던들 얼마나 좋았겠는지마는,

그러나 그것은 그가 이미 오래 전에 자각했던 한갓 일시적인 충동이었다. 선교

분야에 대하여---. 그러나 그는 에르머가르데를 포기할 수 없었다.

 

겨울은 쓸쓸하게 지나가 버렸고 봄이 되어 그는 헤르만 볼(Hermann Ball)을

만났다. 헤르만은 신사 풍채에 허름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러나 품위있게

연회의 대접을 받았다. 죠지는 그를 곧 훌륭한 가문의 청년으로 평가했는데 그는

선교사로 소개되는 것이었다. 커피를 마시고 난 훨씬 후에야 그는 마음을 터놓고

말했다. 그는 폴랜드에서 유태인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가 유태인 거리에 대해서 설명할 때 그의 눈은 빛났다. 죠지는 병에 걸린

아기들과 세탁소의 케케묵은 냄새를 느낄 것만 같았다. 그는 폴랜드 유태인과

헤르만 자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하였다.

그러자 헤르만은 마지 못해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의 집은 돈이

많은 집안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동독에서 부유한 상인이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사람이 어떻게 직업을 버릴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헤르만은 자신의 상속권을 잃은 자였다.

죠지는 그가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해 왔는가를 말하기 시작하자 헤르만은 그를

저지시켰다.

중심을 두 가지 일에 두지 말게. 가난하고, 어쩌면 사귀기조차 힘든 폴랜드

유태인들과의 생활이 따로 있고 마차들과 융단들, 그리고 풍부한 크리스마스

푸딩을 갖춘 내 가족이 따로 있다고는 생각지 말게.

죠지는 열심히 듣고 있었다. 실은 -- 하나님께서 내가 이 일을 하기를

원하시는 걸세. 그러므로 그 일만이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네. 죠지

설마 내가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말게. 나는 보다 많은

것을 얻고 있으니까 말일세.

그것은 위대한 헌신입니다.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셨으니까요.

나를 영웅 취급하진 말게. 내 대신 자네가 바로 그 일을 했으면 하네. 그런데

자넨 어떤가?

아, 예, 저도 제가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은 합니다! 그러나 헤르만의 귀에는

죠지의 말이 건성으로 들렸다.

 

와그너 서재에서의 토요일 기도회에 에르머가르데는 부드러운 봄의

나뭇잎들처럼 살랑거리는 새 드레스를 입고 왔다. 그러나 죠지는 그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헤르만 볼을 기억하면서 자기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를 알았다.

에르머가르데, 내 말좀 들어봐. 어느 하나를 택하도록 해. 루터교 선교사와

결혼하는 것을 택하든지 아니면 현재 그대로의 너--천박한 미녀--이기를

택하든지 해.

그녀는 멈춰서서 치장한 자기 모습을 주시하고 나서 죠지를 향하여 눈을 크게

떳다. 이것이 새로운 죠지로군.

나는 하나님의 능력 안에 있어.

그녀는 희롱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새로운 존재야.

그러나 죠지는 웃지 않았다. 그는 뒤로 물러섰다. 에르머가르데, 어느 편을

택할꺼야?

난 선교사와는 결혼하지 않겠어. 그녀는 발을 굴렀다. 그러자 그 부드러운

봄 잎들 이 살랑거렸다. 그러나 죠지는 그녀에게 화를 냈다. 그녀에게 화를 낸

것은 그녀가 너무나 아름다우면서도 너무나 깡통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넌

뮬러와 결혼하지마.

죠지는 서재 문을 홱 열고 나가 그 소녀의 아버지를 지나서 아래층으로 내려가

현관에서 와그너와 악수를 하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밤의 공기는 그에게 이제까지 그처럼 맑아 본 일이 없었던 것 같았으며, 그는

그것을 상쾌하게 들여마셨다. 중심을 두 가지 일에 두지 말게.

실은--하나님께서 내가 이 일을 하기를 원하시는 걸세. 한편 하나님께서 너무나

가까이 계셨으므로 그는 하나님을 거의 접촉할 것만 같았다. 그는 감사합니다.

라고 기도를 하며 하숙집을 향하여 조약돌이 많은 소로를 따라갔다. 그는 마치

날카로운 코너를 빗겨 지나온 것 같았으며 선교 분야는 바로 눈 앞에 선했다.

 

* * *

 

마차는 할레에서 쇼너벡에 이르는 계곡의 길을 따라 무정하게 흔들거리며

갔다. 6월의 열기 속에서, 땀을 흘리며 죠지는 쿠션의 반동으로 털썩거렸다.

숨이 멎은 듯한 긴장감에서 그는 그의 아버지의 음성을 듣는 듯 했다. 그는

의논하고 설득하면서 자기 아버지의 반대를 받아넘겨야 했다.

죠지가 자기 아버지를 설득시킨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하였다. 그는 지금

필생의 결정적인 용무로 마차를 타고 집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그의

호주머니에는 독일 선교사 양성소에 대한 지원서가 들어 있었다. 만일 그

지원서에 그의 아버지의 서명이 되어 있지 않는 한 그것은 무효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마차가 덜컥거리며 가고 있는 동안에, 죠지는 대화의 내용을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극적 장면으로 구상하고 있었다.

죠지는 하나의 극적인 사건이 있게 되리라고 확신하였다. 그가 하나님을 찾은

일에 대하여 아버지께 편지 하였을 때, 아버지는 빈정대며 신랄하게 답변했었다.

실로 예측 불허의 인간이 아닌가! 죠지가 악마로 하여금 자신을 마음대로 끌고

다니도록 허락하였을 때 그는 거친 사람이었지만, 그러나 일단 그가 자신의

생명을 그리스도께 바치자 그는 더욱 열렬한 사람이 된 것이다.

 

죠지에게 있어서 한 가지 것 외에 모든 것은 예측 불허의 것들이었다! 죠지가

예견할 수 있는 것이란 그의 아버지가 자기를 반대하리라는 것 뿐이었다. 옛날

자신의 어떤 반항감, 결국 당황하고 격동했던 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옛 감정,

그의 자립정신! 만일 그가 일찌기 그의 아버지에게 의존했던 때가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그에게 있어 이제 만사는 자기 아버지의 서명

여하에 달려 있었다.

마차는 계속 덜컥거리며 가고 있었지만 죠지는 등을 기대고 산만하고도 열이

오르는 꿈을 꾸었다.

 

집에 오자 저녁 식사는 훌륭한 스튜우 요리였다. 그러나 죠지는 그러한 식사를

하고 있는 동안 내내 그 의논을 회피했다.

원, 죠지야, 넌 스튜우 요리는 전혀 손도 대지 않는구나. 무슨 괴로운

일이라도 있느냐? 그리고는 말의 방향을 바꾸었다. 너의 어머니가 살아

있어야만 하는데. 그녀가 있었으면 네가 좀 먹도록 했을텐데. 죠지야, 넌

너무나도 야위였구나.

그러나 죠지는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는 없었다.

아버지, 저는 한 가지 이유로 소녀벡(Schoenebeck)에 왔어요. 저는 아버지께

부탁드릴 것이 있어요. 선교사 지망말이죠--. 그의 아버지는 눈살을 찌푸려

그의 말을 중단시켰다. 쉿, 네 의견은 이미 들어 볼 필요도 없어. 부엌에

종들이 있다. 그들이 문틈에서 듣고 있어. 이제 그런 말은 더이상 하지마라.

죠지, 네가 좋아하는 시세로는 얼만큼 읽었지?

저녁 식사를 끝낸 후, 죠지는 응접실에서 적갈색 탁자 위에 지원서를 꺼내놓고

아버지의 허락을 기다렸다. 그 순간 폭탄이 떨어졌다. 내가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알아!

좋아요, 저도 아버지께서 안된다고 하실 줄 알았어요. 그렇지만 저에게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아니, 안 된다는 말로 충분해. 나는 네 종이 쪽지에 내 이름을 쓸 수 없어!

그렇게 하시면 제가 선교사 협회에 가입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아시고 계신

때문인가요?

그렇다.

어째서요? 어째서 아버지는 제가 선교사가 되는 것을 원치 않으시죠?

안 된다는 말로 족하다니까

그렇지만 아버지께선 항상 제가 선교사가 되기를 원하셨잖아요.

 

이 때 그의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서 창문가의 벽난로 앞에서 무거운 걸음으로

서성거리자 창문의 커어튼이 가볍게 흔들렸다. 아하! 루터교 목사라, 됐어!

선량한 동네 사람들이 올려다 보는 존경하는 인물... 음, 게다가 크리스마스

휴가 때가 되면 식료품실이 만원이 된다...루터교 목사는 좋은 급료를 받지!

그는 방이 여러개가 있는 훈훈하고도 깨끗한, 근사한 집을 얻게 되고...

아버지는 그런 것을 생각하고 계셔요?

그의 아버지는 뒷짐을 꽉 쥐고는 죠지를 지나쳐 무서운 걸음으로 거닐었다.

그래, 난 그걸 생각하고 있다. 오직 천치들만이 그런 생각을 못할 것이다. 너는

4년 동안 대학 교육을 받는다. 이제 네가 스물 한 살, 그러나 네가 선교지역으로

가버린다면 너는 모든 것을 잃고 마는거야.

그렇지만 이건 특수 분야예요..

뭐가 특수 분야란 말이냐? 그건 이방인들과 함께 굶주려 죽는 것 밖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광신적인 선교사들을 생산해 내기 위한 특수 분야야. 그들은

자신들의 불쌍한 부모님들에게 보내기 위한 일전 한 푼도 주머니에 없는

자들이란 말이다.

이 순간 죠지는 함정을 목도했다. 그는 자기 아버지가 확고부동하게 거절하는

이유를 알아낸 것이다. 그는 자기의 소명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것은 순전히 신중한 자기 본위 때문이었다.

 

그는 말문을 열었다. 아버지께선 제가 무엇인가 보내드리기를 요구하고

계시는군요.

그의 아버지가 끼어들어 말했다. 누가 더 올바르게 판단하고 있느냐? 누가 네

신발을 신겨 주었지? 누가 네게 카드놀이 하는데 용돈을 주었고 누가 너를

올편뷰텔 감방에서 구출해 주었지?

그렇지만 대가를 바라고 그러지는 않으셨잖아요--.

넌 너무나 뻔뻔스러워! 이기적이고! 자기 본위적이고! 은혜를 몰라! 흥!

 

이 때 그의 아버지가 방에서 성큼 성큼 걸어나오자 출입문의 커어튼이 그의

뒤에서 흔들거렸다. 그의 아버지가 이층으로 걸어 올라가자 벽에서 창문가지,

창문에서 벽까지 마루청이 삐걱거렸고 천장에서는 작은 회반죽 쪼가리들이

떨어졌다. 한 시간이 지나도 그는 여전히 걷고 있었다. 죠지는 아래층에 앉아

이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맥없이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침이 되자 그의 아버지는 좀 달라졌다. 조금 부드러워진 것이다.

그는 하룻밤 사이에 더욱 늙어보였다. 혹은 그는 죠지가 그렇게 생각하기를

원했다. 그는, 내 아들아, 아비를 이해해라. 네가 찢어버린 한 늙은이의 말년의

꿈들을 말이다. 라고 말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적갈색 의자 위에 새겨진

무늬들을 신경질적으로 긁어댔다.

아버지는 늙지 않으셨어요, 죠지는 굳은 입술로 말했다.

그의 소원들과 가엾은 안전을 생각해라. 한 때 나는 네가 자랑스러워서

사람들이 볼 때마다, 자, 제가 바로 내 아들일세 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뭐라고 말해야만 하느냐? 내 아들은 선교사올시다. 그러나 그

놈은, 네 아비와 네 어미를 공경하라 는 성경 말씀도 모르고 있습니다. 라고 말

해야만 하겠느냐?

죠지가 말했다. 성경은 또한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 고 말하고

있어요. 그리고 나서 죠지는 진지하게 불가피한 질문을 하였다. 아버지,

아버지께선 제가 뭘 하기를 원하시죠?

답변은 즉각적으로 떨어졌다. 네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너는 좋은 교회를

찾아서 정주하여 결혼하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사택을 얻어 자식들을 갖는

것이다. 늙은 애비를 위해서는 방을, 넓은 창문들이 달린 훈훈하고 좋은 방을

말이다.

넓은 창문이 달린 훈훈하고 좋은 방을 위해서 아버지는 제가 하나님께

싫습니다. 라고 말하게 하시겠어요?

나는 너를 이방인들을 개종시키고, 늙고 병든 네 부모에게는 한 푼도 주지

못하도록 이 지구상 끝으로 내어 쫓지는 않을 테다.

 

죠지는 입술을 깨물어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억제했다. 그의 아버지는

병들지도 않았고 늙지도 않았다. 그는 은행에 돈도 있다. 그는 살아가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애매한 태도로 눈을 부볐다. 늙은이란 자신의 안전을 필요로

하는 거야.

아버지, 오늘 아버지께서 제게 행사신 것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용서해 주시길 빌겠어요. 아버지께서 제게 선택하게 하려는 것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용서해 주시기를 빌어요.

그렇다면 넌 뭘 선택하겠다는 거냐?

저는 하나님께 서약했어요. 그리고 저는 제 약속을 지키겠어요. 나를 필요로

하는 선교지가 어디가 되든 저는 그 곳에 가겠어요. 저는 루터교 목사는 되지

않겠어요.

그러나 네게 말해 두지만 난 지원서에 서명하지는 않을 테다.

그렇다면 하지 마세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그것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어요. 지금 미리 말씀 드리지만, 아버지께선 결코, 제가 모든 것을 얻고도

아무 것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씀하실 수 없으실 거예요.

아버지는 말없이 뒤로 돌이켜 그를 주목했다.

제가 만일 아버지께서 요구하시는 대로 후에 아버지께 갚을 수 없다면, 저는

더이상 아버지 돈으로 학교에 다니지 않겠어요.

네가 큰 소리를 쳐? 네가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적막한 방 안에서 죠지의 목소리는 너무나 과장되고 지나치게 연극적으로

들렸다. 그러나 그는 자기 아버지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그에게

확인시켜야만 했다. 저는 다시는 아버지한테 돈을 타쓰지 않겠어요. 절대로

가져가지 않겠어요! 제가 살아있는 한 말예요!

 

죠지는 할레로 돌아오는 길에 자신이 한 일을 날카롭게 의식했다. 그는 드디어

자기 아버지로부터 독립해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이제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의존해 있지 않다. 그는 바로 감방에서 풀려난 죄수처럼 자유스러움을 느꼈다.

마차가 할레에 이르자, 그는 베타와 말하고 싶어 거의 참을 수가 없었다.

이처럼 왕성한 자립 정신은 놀라운 것이었다. 이제 그는 전우주 안에서 오직 한

인격에 의존해 있었다. 그 분은 바로 하나님이셨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죠지)가

되기를 원했던 방법이 되어 주셨다. 그가 할레에 도착하여 마차에서 내렸을 때,

그는 어느 것이 가장 위대한가를, 즉 전능하신 하나님으로부터의 독립이 가장

위대한 것일까, 아니면 그에 대한 의존이 가장 위대한 것일까에 대하여 마음

속에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는 마차문을 쾅하고 닫아버린 후에야 자신이 거의 무일푼임을, 한 기간의

체류비도 거의 지불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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