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와 당뇨병 2
인슐린이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부터입니다.
인슐린을 발견해 낸 프레데릭 밴딩(Frederik Banting)과 존 맥클레오드(John Macleod)는 이 공로로 1923년 노벨상을 받았는데 인슐린이 발견된 초창기의 당뇨병 연구에 비타민 C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1932년 비타민 C의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비타민 C는 당뇨병 연구에 투입되어졌는데 시작은 역시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객관적 관찰부터였습니다.
*기니피그*를 이용한 실험들에서 비타민 C가 생체의 당사용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헥슈로닉 산이 비타민 C 임을 밝혀 내는데 일조한 미국 피츠버그 대학의 찰스 킨(Charles King)은 1934년 *기니피그*에게 필요한 양에 못 미치는 적은 양의 비타민 C를 계속 주면 *기니피그*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들어 애 랑게르한스 섬(islets of Langerhans)이 파괴되기 시작한다는 걸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기니피그*에게 비타민 C를 주지 않으면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졌다. 비타민 C결핍으로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진 기니피그들에게 비타민 C를 투여하면 급속하게 조절력을 회복했습니다.
킹의 뒤를 이은 인도의 바너지(S. Banerjee)는 1943년부터 1964년에 이르기 까지 비타민 C와 당뇨병의 관계를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하며 비타민 C가 당뇨병 치료에 도입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버너지는 비타민 C가 결핍된 기니피그에서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는 킹의 연구를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보태어 괴혈병에 걸린 기니피그의 췌장에 있는 인슐린의 양이 정상 기니피그 췌장에 있는 인슐린 양의 1/4로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괴혈병에 걸린 기니피그의 췌장 조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바너지는 조직의 구조에 커다란 변화가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괴혈병에 걸린 기니피그들에게 비타민 C를 다시 투여하기 시작하면 이런 췌장 조직의 구조적 변화가 정상을 되찾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당이 필요량 이상으로 체내에 들어오면 여분의 당은 간에서 글리코겐(glycogen)으로 변해 저장되는데 괴혈병이 걸리면 이 변환 과정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고하면서 바너지는 아래와 같이 적고 있습니다.
“괴혈병에서 보이는 탄수화물 대사 과정의 이상은 인슐린 분비 부족에 의한 것이고 사람에게 오랜 기간 비타민 C가 부족해지면 이것이 당뇨병을 불러일으키는 원인들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바너지와 같은 시기에 비타민 C를 연구하던 사람들이 쏟아 놓은 논문들을 보면 바너지의 연구들이 자신의 패러다임 속에서 만들어 낸 일과성 결과들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1936년 독일의 알텐부르거(E. Altenburger)는 *기니피그*에게 비타민 C를 주지 않으면 간에서 당이 글리코겐으로 변환 되지 못한다는 사실과 이런 현상이 비타민 C투여와 함께 빠르게 정상으로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1952년 스튜어트(C. T. Stewart)는 정상 원숭이에게 인슐린을 주사하면 혈당이 크게 떨어지는데 비해 비타민 C가 결핍되거나 괴혈병에 빠져있는 원숭이에게 인슐린을 주사하면 혈당의 변화가 미미하다는 보고를 했습니다.
이는 곧 비타민 C가 생체 내에 부족해지면 인슐린의 작용도 그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인슐린 비 의존형 당뇨병에서 인슐린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가의 이유를 찾아가는데 스튜어트의 보고는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인슐린과 비타민 C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인슐린을 주사하면 혈액 속의 비타민 C 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관찰 되었는데 사람에서뿐만 아니라 개와 쥐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인슐린의 작용에 비타민 C가 사용되는 현상으로 인슐린 비 의존형 당뇨병에서 비타민 C를 투여하면 인슐린 작용을 상승시킬 수 있으리라는 가정을 해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이 가정은 여러 연구 결과들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1930년대와 1940년대에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임상 실험에서 비타민 C가 인슐린의 효과를 배가시킨다는 보고와 비타민 C를 투여하면 평상시보다 적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혈당 조절력이 유지된다는 보고들이 이어졌습니다.
체내에서 만들어 내는 인슐린에 대한 반응도가 떨어져있는 인슐린 비 의존형 당뇨병뿐만 아니라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는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환자에게서도 비타민 C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근거를 여기서 찾아낼 수 있습니다.
비타민 C 가 당뇨병에 관계한다는 근거는 화학적인 측면에서도 관찰 되었습니다.
알록산(alloxan)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 물질을 실험동물에 주입하면 실험동물에 당뇨병이 유발된다. 비타민 C가 산화되면 산화 비타민 C(dehydroascorbic acid)가 되는데 이 산화 비타민 C의 화학적 성질이 알록산과 아주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알록산과 마찬가지로 산화 비타민 C를 쥐에 주사하면 당뇨병이 유발되고 당뇨병성 백내장도 유발됩니다. 물론 비타민 C를 주사하면 이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기니피그*와 괴혈병에 걸린 *기니피그*의 췌장을 비교한 결과 정상 *기니피그*의 췌장에서는 산화 비타민 C가 관찰되지 않았는데 비해 괴혈병에 걸린 *기니피그*의 췌장에서는 산화 비타민 C가 다량으로 검출되었습니다. 정상 *기니피그*에서는 췌장이 아닌 다른 조직에서도 산화 비타민 C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이를 앞부분에 언급한 연구 결과들과 연결해 보면 비타민 C가 부족해지면 췌장에서 산화 비타민 C의 농도가 상승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랑게르한스 섬이 파괴되며 인슐린을 만들어 내는 세포가 줄어 당뇨병에 걸리게 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인간은 비타민 C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이를 외부로부터 비타민 C를 적절하게 섭취하지 않으면 당뇨병을 비롯한 여러 퇴행성 질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게 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뇨병과 그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비타민 C가 체내에 상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현대인은 비타민 C 만성 결핍증에 빠져 있습니다. 괴혈병에 걸리지 않았는데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괴혈병은 비타민 C가 체내에서 바닥을 드러내고 그 상태가 지속되면서 괴혈병으로 죽기 바로 직전의 상태라는 것입니다. 비타민 C가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 괴혈병으로 생명을 잃지는 않는다 해도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과 성인병으로 접어들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당뇨병의 경우 인슐린 비 의존형은 가족력이 있어 유전의 소인이 엿보이고 있고 환자의 50% 정도가 진단을 받지 않아 당뇨병이 걸렸다는 사실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뇨병으로 인해 생기는 합병증으로 망막이 변성돼 시력을 상실하거나 백내장에 걸리는 사람들, 발가락을 절단하게 되는 사람들, 콩팥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이유도 체내의 혈당 조절 기능이 장기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를 바로 잡고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의 당뇨병 발병 예방을 위해서도 비타민 C가 사용 되어야 합니다.
병원에서 권하는 운동요법과 식이요법에 덧붙여 혈당 조절과 합병증 예방을 위해 비타민 C 고용량 복용이 권장되어야 하고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질병의 예방을 위한 비타민 C 복용이 생활화 되어야 합니다.
[참고 문헌 : 신비로운 비타민 C 의학박사 하병근]
* 의학 박사 하병근의 홈페이지(http//vitamincworld.ohpy.com ) 주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