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체형을 잘 파악하면 발생 위험이 높은 질병을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다. 체형에 따라 조심해야 할 질병은 다음과 같다.
◇거미형: 심혈관계질환
몸통 부위는 살이 많고, 팔다리는 빈약한 유형이다. 이런 체형은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고, 포화지방 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중년 남성에게 흔한 체형이다. 몸통이 뚱뚱한 건 내장지방이 쌓였기 때문으로,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심혈관계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이를 막으려면 하루에 섭취하는 총 칼로리 양을 줄이는 게 급선무로, 매일 500㎉ 정도 줄이는 게 좋다"며 "술과 기름진 음식만 안 먹어도 내장지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캥거루형: 변비·생리통
뱃살이 많고 엉덩이가 튀어나온 체형이다. 평소 한 자리에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거나, 굽이 높은 구두를 오래 신는 사람이 캥거루형이 되기 쉽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진료과장은 "허리·골반뼈가 앞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체중 분산이 제대로 안 돼 요통을 잘 겪고, 하복부 혈액순환이 안 돼 생리통·변비가 심한 편"이라며 "캥거루형의 복부지방은 주로 피하지방인데, 피하지방을 없애고 허리·골반뼈에 무리가 안 가게 하려면 복부·허리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아랫배·허리·엉덩이의 혈류를 개선하는 스트레칭·마사지를 하면 더 좋다.
◇개미형: 하지부종·하지정맥류
상체는 날씬한데 엉덩이·허벅지가 유난히 뚱뚱한 유형이다. 골반이 틀어져 혈액을 비롯한 체액이 원활히 순환하지 못하면 개미형 체형이 되기 쉽다. 이 경우, 틀어진 골반 때문에 골반 통증이 생기고, 하지부종·하지정맥류를 잘 겪는다.
송미연 교수는 "다리를 꼬지 않는 등 평소에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고관절 강화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 된다"고 말했다.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위쪽에 있는 다리를 살짝 들어올렸다가 내리는 걸 10회 반복하면 된다. 양쪽 모두 실시해야 한다.
◇지네형: 허리디스크
선천적으로 허리가 긴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허리가 길면 걸을 때 척추 움직임이 크고 디스크에 쏠리는 하중 부담이 크기 때문에, 지네형은 허리디스크에 잘 걸린다.
이를 막으려면 코어근육(몸의 중심부 근육)을 키워야 한다. 플랭크·브릿지 같은 동작을 1~3분씩 수시로 하면 코어근육이 단련된다.
◇거북이형: 두통·불면증
일명 '거북목' 상태로, 목이 앞으로 쭉 나와 있다. 상체가 구부정해지면서 목·어깨 주변으로 군살이 잘 붙는다. 팔뚝에도 살이 많은 편이다. 이 경우 두통·근육통·불면증을 잘 겪는다.
나쁜 자세가 이런 체형을 유발한 만큼, 자세를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개선 효과가 난다. 의식적으로 등을 곧게 펴고, 고개를 살짝 들어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