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과 사이버윤리

21세기는 정보화시대다.

새 시대엔 정보통신 기술에 의해 창조되고 변형되는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으로 말미암아 정보화 사회가 형성된다.

정보화 사회는 기존의 가치관으로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복잡성을 가진 새로운 윤리적 문제를 양산한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윤리 원리와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정보윤리다.

정보기술을 활용한 매체들이 새로 등장할 때 관련 법률이 부재하거나 미비하기 때문에, 그리고 법률에 위반되지 않아도 비도덕적인 문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보윤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정보윤리 중에 특별히 사이버 윤리는 개방성, 익명성과 비대면성의 특징을 갖는 인터넷과 디지털을 통해 실현된 가상공간(cyber space)에서 발생하는 윤리 문제를 주로 다룬다.

시공을 뛰어넘는 가상현실을 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해 형성된 가상사회는 현실세계의 삶과 문화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상공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역기능은 결코 간과하거나 무시할 수 없다.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인격권과 명예 훼손, 컴퓨터 사기, 해킹, 영업비밀 및 국가기밀 무단 유출, 음란물 유통, 비방 및 욕설, 정보자원의 불평등 분배 등이다.

사이버 윤리는 적용 대상에 따라 정보 수용자, 전문가, 사업자 세 영역으로 구분된다.

이 모든 사이버 대상자는 가상공간에서 정보를 생산, 분배, 소비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요구되는 공동의 도덕적 의무는 전통적인 윤리 덕목처럼 자기절제와 책임감, 인간 존엄성, 창조성, 자율성, 신뢰성, 성실성, 안정성 등이다.

가상사회 구성원 모두는 스스로 윤리적 무장을 통해 내적 통제를 강화해 나가야 타율적 규제(입법) 강화 문제를 극복하게 된다.

미국 워싱턴에 소재한 컴퓨터윤리연구소의 ‘컴퓨터 윤리 십계명’은 사이버 윤리 적용에 좋은 구체적 지침을 준다.

그 내용은 이렇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지 마라,

타인의 컴퓨터 작업을 간섭하지 마라,

타인의 컴퓨터 파일을 살펴보지 마라,

도둑질을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지 마라,

거짓 증언을 위해 컴퓨터를 이용하지 마라(타인의 ID 도용 금지),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복사하거나 사용하지 마라,

허락이나 적절한 보상 없이 다른 사람의 컴퓨터 자원을 사용하지 마라,

타인의 지적재산을 무단으로 차용하지 마라,

자신이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디자인한 시스템이 가져올 사회적 결과를 생각하라,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경심을 갖고 컴퓨터를 사용하라.

최근 인터넷의 역기능에 대해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다.

인기 연예인들이 악플에 의해 정신적 충격을 받아 자살하기도 했고, 한 네티즌은 정부 비판적 글을 써서 명예훼손죄로 구속되기도 했다.

특히 기독교계는 인터넷상의 반기독교적 용어나 비방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것의 시정을 유명 포털 사이트에 요청하기도 했다(8월 22일 국민일보 보도).

사이버상 악의적인 용어나 비방, 욕설은 분명 잘못된 윤리적 일탈이다.

가상사회 구성원 모두가 유해한 사회적 환경을 윤리적으로 함께 정화시켜 나갈 부분이다.

그러나 기독교 폄하 내용은 다른 한편으로 한국 교회에게 반면교사가 된다.

그것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아 실추된 이미지에 근거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 지도자와 신자들의 도덕성, 지적 능력, 영적 훈련 문제, 선교 방식의 문제에서, 더 나아가 교회의 사회적 책임 부족, 물질주의적 신앙경향 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교회가 소금의 맛을 잃으면 밖에 버려져 사람들의 발에 밟히게 되고, 빛을 잃으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하나님의 이름이 더럽혀지게 된다(마 5:13∼16).

강병오 교수 (서울신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