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의 믿음과 야고보서의 믿음의 신앙적 이해
우리가 신앙 교회 생활을 시작할 때 처음으로 듣는 이야기가 "예수를 믿느냐?" 즉 믿음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믿음은 구원에 관한 귀한 진리를 담고 있기에 어쩌면 당연한일이다. 특별히 사도 바울이 기록한 로마서는 믿음의 교리를 완성시킨 책이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께 3년간 직접보고 배운 12제자들과 달리 예수님께 직접 배우지도 못한 자이다. 그가 만난 예수님은 순간적으로 만난 다메섹도상에서의 부활하신 예수님이 전부이다. 그러기에 초대교회 초창기에 사도 바울은 예수님의 직접적인 제자 12사도들처럼 그렇게 주목받지도 인정받지도 못한 사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그는 성령의 역사로 이방인 교회들을 세워나갔으며 신약교회에서의 참된 믿음의 교리를 완성시켰다.
오늘날 우리 교인들이 믿음의 교리를 말할 때 믿음과 대조되는 역할은 행위이다. 특별히 로마서의 교리적인 논쟁은 "행위냐 믿음이냐"로 설명된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해 보면 로마서가 교리의 논쟁인 것은 분명하지만 논쟁의 출발은 "행위냐 믿음이냐"의 논쟁이 아니다.
로마서의 진정한 논쟁은 믿는자들의 삶에 관한 문제에서 시작된다.
주를 믿는자들의 삶의 방식이 할례와 율법을 지켜야 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이다. 그 문제로 이방인 교회와 예루살렘 교회의 갈등은 성경 곳곳에서 나타난다. 특별히 이방인들에게도 자신들의 삶의 방식과 전통을 강요한 유대인들의 배타성이 잘 나타난다. 이미 오래전에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교인들에게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강요한 유대인들을 거짓 선생들이라고 경고했었다.
사도바울은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의 삶에 관한 문제를 설득하기 위해 보다 근본적으로 돌아가 믿음과 행위를 말하며 구원은 행위(율법)가 아닌 주님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었음을 상기시키고 설득한다.
따라서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 받는 것이며 믿는 자의 삶은 유대인들처럼 율법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살 필요가 없으며 지역과 인종에따라 상관없이 누구나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사는 것이 율법의 요구를 대신하는 것이라고 선언한다.
이것은 외적인 형식의 율법이 아니며 마음에 새겨진 양심의 법을 따르는 것이다. 외적이고 형식적인 할례보다 마음의 할례가 진정한 할례임을 가르친다. 시간이 지나서 사도 바울은 승리했다.
그런데 이 믿음이 오늘날처럼 "행위냐 믿음이냐"의 교리적인 것에만 머물면 큰일난다. 오늘날 우리 목회자들이나 교인들이 믿음에 관해 오해하거나 실수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만 머물러 있기때문이다. 교리적인 부분의 믿음만 가르치고 배운다.
하지만 사도 바울이 로마서에서 말한 믿음은 단순히 교리적인 믿음이 아니다. 그 믿음은 로마서 11장 12장을 넘어가면서 정말로 살아있는 산믿음이다.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삶을 거룩한 산제사로 드리는 믿음이다. 육신을 쫒는 삶이 아닌 영을 따라 사는 믿음인 것이다. 영적예배자의 믿음이다.
이것이야 말로 율법의 모든 요구를 넉넉하게 완성하는 믿음이다.
초대교회 종교개혁가들은 종종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율법을 지키는 것보다 믿음을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실제로 그렇다 우리가 삶속에서 믿음을 지키며 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한걸음 더 나아가 사람들이 로마서의 믿음을 교리적으로만 가르치고 받아들이게되면 야고보서의 내용을 읽고는 그때부터 혼동을 느끼게 된다. "구원은 행위대신 믿음이다"의 로마서와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는 야고보서는 겉으로만 본다면 논리적인 모순임을 쉽게 알아 차린다.
로마서를 교리적인 부분으로만 이해한다면 분명하게 행위와 믿음이 구분되어 있다. 행위 대신 믿음이다. 하지만 야고보서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에서 행함과 믿음이 붙어있음을 말한다. 누가 잘못인가? 루터는 야고보가 잘못이라하여 야고보서를 버리려하기까지 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그것은 로마서의 믿음을 전체적으로 산믿음으로 보지 못하고 부분적이고 교리적인 믿음으로만 보았기 때문이다. 로마서를 전체적으로 본다면 그 믿음은 하나님께 삶을 드리는 살아있는 믿음이며 이 산 믿음은 당연히 행위와 믿음이 구분되지 않는다. 따라서 산믿음에 관한 야고보서와 내용이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
야고보서의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라는 말씀은 신자들의 믿음이 산믿음이 아닌 형식적이고 교리적으로만 믿고 행함이 없는 믿음은 진정한 믿음이 아니며 죽은 것임을 나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로마서나 야고보서는 얼핏 교리적으로만 이해하면 대립되어 보인다. 그러나 살아있는 진정한 믿음의 관점에서 이해하면 대립되지 않는다. 둘다 하나님을 삶으로 예배하는 진정한 산믿음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야고보서와 로마서를 하나로 묶어주고 논리적 모순을 극복하기위해 로마서를 전체적으로 보아야 한다. 로마서나 야고보서를 부분적으로만 인용하지 말고 전체적으로 볼 때 날마다 변화되는 삶으로 하나님께 순종하며 예배하는 진정한 믿음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