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4-05 07:25
[7]청교도 신학과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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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웹섬김이
조회 : 2,774  

13장 청교도의 주일 성수

 

세속 문화를 주도해 온 서구 기독교 문화 형성의 시금석이었던 주일 성수 개념이 퇴보하면서 서구 교회마저도 세속 문화에 빨려 들어가 몰락당하고 있다한국 교회도 교회 성장이라는 명목 아래 성도들을 대량 생산하는 일에 주력하다 보니기독교인의 구별된 외적 생활 양상으로 자리 잡은 주일 성수 문제가 신자들의 편리 위주로 변모해 가고결국 유야무야 상태로 전락해 버렸다따라서 한국 교회의 견고한 회복을 위하여 실천적 주일 성수 개념을 회복하는 운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1. 칼빈의 주일관

 

칼빈은 십계명을 강해하면서 안식일에 대한 교회의 바른 이해와 신약 시대의 주일 개념의 원리를 두 가지 형태로 집약하여 설명한다.

 

1) 모세의 율법이 보여 주는 안식일 개념

율법이 보여 주는 안식일 개념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영원한 안식을 상징하는 그림자에 불과하다구약의 성도들의 안식일에는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기 위하여 그것을 방해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모든 일을 접어 두어야 한다는 안식의 개념이 들어 있었다이렇게 구약에서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하나님을 경배하는 모든 사람의 의무이자 첫걸음이었다.

 

칼빈은 이러한 의식적인 개념에서 하나님을 잘 섬겨야 한다는 원리를 이야기했다벤자민 팔리가 인용한 칼빈의 ‘Four last books of Moses’ 주석에서는 안식일이 단순히 게으르고 나태하게 보내는 날이 아니라 안식일에 우리의 몸 안에서 하나님이 일하실 수 있도록 우리의 모든 일에서 손을 떼는 자발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날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신약 교회의 성도들은 하나님을 갈망하는 마음과 함께 우리의 모든 것을 주님께 드리는 방법을 배워야 하며하나님만이 우리를 다스리시고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만 안식하기를 바라는우리의 의식적인 단호한 행동이 요구된다.

 

2) 경건 훈련을 위한 공동체의 의식일로서의 안식일

안식일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모여서 율법의 교훈을 듣고 희생제사에 참여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게 하기 위하여 제정되었다칼빈은 기독교 강요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한 날을 정하시고그날에 사람들이 모여 율법을 듣고 의식을 거행하거나 적어도 이날의 시간을 특별히 하나님께서 이루신 역사에 대하여 묵상하는 일에 바침으로써 이를 기억하여 하나님의 백성들이 경건의 훈련을 받기를 원하신다

 

이어서 칼빈은 바울이 골로새서 2장 16-17절에서 언급하는 바를 들어안식일의 상징적인 의미는 상실되었지만 여전히 그 영적 원리가 우리에게도 적용된다고 한 번 더 역설했다여전히 하나님의 백성들은 공동체로서의 경건 훈련을 위하여 하나님의 이름으로 정해진 날에 모여야 한다이와 같이 안식일은 단순히 육체적인 활동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묵상하고 경배하는 일을 방해하는 온갖 일을 중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렇게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나머지 날들 동안 계속해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묵상하며 그분을 영화롭게 하는 데 종사하기 위함이라고 칼빈은 가르쳤다.

 

그렇다면 주일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바람직한가칼빈은 우리가 몇 가지 훌륭한 교훈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그저 설교나 들어보려고 교회에 가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되며하나님께서 날마다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는 은혜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그것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하여 반드시 우리의 모든 의식을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그리고 우리의 신앙을 공동으로 고백하는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도 주일에 모여야 한다.

 

그런데 그날이 제칠일이 되어야 하지 않음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모든 율법의 속박으로부터 구속하시고 율법 준수에 대한 책임을 면하게 하셨기 때문이다그래서 신약의 성도들은 주님이 부활하신 날에 모인다자율적인 자세로 이날을 지켜야 한다.

 

2. 청교도의 주일 개념

 

청교도들은 단순히 영국 기독교의 주일 성수 개념을 창출했을 뿐 아니라 이후 개신교의 주일 개념에도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그들은 주일에 구약의 안식일 원리를 철저하게 적용했고, ‘안식일 엄수주의를 유출시켰다그들이 이토록 엄격한 주일 성수 사상을 고집한 데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제임스 1세는 오락 포고령을 반포하여 주일 예배 후에 모든 대중오락을 즐겨도 된다고 했다게다가 그의 아들 찰스 1세는 모든 성직자가 강단에서 이 포고령을 낭독하도록 강요했다

 

이와 같은 현실은 청교도들에게는 매우 거슬렸다청교도들은 이와 같은 상황을 극복하는 길은 신실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었다그래서 이들의 노력은 결국 큰 성공을 거두어 기독교 역사상 신구약 성경 밖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성경적인 사람들을 만들어 냈다이를 통해 1677년에 청교도들의 가르침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의회가 주일 성수 법령을 통과시키게 되었다.

 

청교도들은 칼빈이 주장한 것을 그대로 이어받아구약의 안식일을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은혜와 신앙의 교통 가운데 누리는 안식을 예표한 이스라엘의 상징적인 의식으로 간주하고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였다한 날을 정하여 하나님께 예배하는 일에 대한 강력한 구속력을 언급한 것이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는 이러한 그들의 태도가 명확하게 표명되어 있다.

 

하나님께 예배하기 위하여 적당한 분량의 시간을 구별해 바치는 것은 자연법칙에 합당한 일이다그처럼 하나님께서 자신의 말씀에서 적극적이고도 도덕적인 영구한 명령으로 요구하신 것이 있으니곧 모든 시대의 인류로 하여금 이레 중 한 날을 하나님을 위하여 거룩히 지키도록 한 것이다창세 이후 그리스도의 부활까지는 이 안식일이 이레 중 마지막 날이었다그러나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부터는 이레 중 첫날로 바뀌었다이날을 주일이라고 하며그리스도 교회의 안식일로서 이날을 세상 끝날까지 계속 지켜야 한다”(21장 7).

 

3. 청교도의 주일 성수에 대한 실제적인 원리

 

하늘의 소명을 위하여 이 땅의 소명을 잠시 내려놓고 안식일을 거룩히 지킬 것을 가르친 청교도들은 이것을 부담이 아니라 즐거운 특권으로 여겼고금식일이 아니라 축제일로 간주했다그들은 주님의 날을 영적 박람회요 한 주간에 필요한 모든 영적 양식을 충분히 비축하는 즐거운 날로 생각했다그러하기에 청교도들은 이 날을 위한 실제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가르쳤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선포되는 말씀을 듣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하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시는지를 들으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일을 위해 청교도들은 주로 토요일 저녁 시간에 모여 기도로 준비했다스윈녹은 이렇게 말했다. “만일 당신이 토요일 밤에 당신의 심령을 하나님께 맡긴다면주일 아침에 당신의 심령이 하나님과 함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은 주일에 졸지 않기 위해 제시간에 자라고 권면했다.

 

청교도들은 주일이 모든 공예배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그래서 이들의 예배는 보통 세 시간이 소요되었지만어느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특이한 것은 주일에 모두가 가족 단위를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했다는 것이다주일에는 예배하러 가기 전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오늘의 예배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하기를 간구했고예배를 마치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면 가족들이 함께 들은 말씀을 확인했다오후에는 요리문답서로 자녀들에게 신앙교육을 했고저녁 예배에 가기 전에도 오전에 한 것처럼 동일한 방식으로 예배를 준비했다.

 

토마스 브룩스는 일찍이 영국 교회에서 경건의 능력이 쇠퇴한 원인으로 주일을 엄숙히 지키지 않는 것을 지적했다오늘날 한국 교회의 힘이 바닥에서 기고 있는 현상은 브룩스의 지적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한국 교회의 영적인 힘을 다시 소생시키는 길은 주일을 엄숙히 성수해야 한다어떤 사람은 주일을 성수하는 자들을 오히려 바리새적이라고 몰아붙이는데신앙생활에는 무엇보다도 구별된 의식이 필요하다하나님을 위하여 한 날을 다른 날과 구별하여 사용하는 것은 의인 된 죄인의 의무이자 특권이다주일을 잘 지키는 사람들은 주 중에도 말씀대로 살려고 애쓰지 방종하지 않을 것이다.

 

 

14장 청교도의 경건생활

 

청교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그들의 경건한 삶일 것이다그것은 그들의 철저한 안식일 엄수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영적 박람회장에서 한 주간에 필요한 모든 영의 양식을 공급받는 그들에게주 중에 들은 말씀대로 실천하는 경건한 삶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1. 경건생활을 위한 기본적인 전제들

 

청교도들은 사람이 경건한 생활을 하려면 먼저 그리스도인이 어떤 존재인지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특히 오웬은 그리스도인도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해 바르게 이해할 때 비로소 왜 우리가 경건하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고 했다.

 

인간의 처지가 어떠한지를 알게 되면곧바로 인간에게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죄로부터 자유롭게 되고 모든 죄와 사망의 권세로부터 벗어나 영생의 복을 누리는 인간의 참 행복을 발견한 그리스도인들은 자연스럽게 경건한 영적 생활을 추구하게 된다더욱이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인간이 이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구속 은혜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사람’(4:24)이 되었다는 사실로 인하여 감사와 감격을 쏟아 놓게 된다이것이 경건의 시작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죄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이때부터 사탄의 거센 공격이 시작되며이 땅에 사는 동안 죄와 싸우는 일이 계속된다오웬은 이 사실을 그리스도인들이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하면서, “죄는 가장 잠잠해 보일 때 가장 잠잠하지 않으며죄의 호수는 잠잠할 때 가장 깊다라고 말함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이것이 지속적인 경건이 필요한 이유이다이러한 경건생활을 청교도들은 신학적으로 성화라고 불렀다.

 

2. 성화 또는 경건생활이란 무엇인가?

 

칼빈은 성화를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로 온전히 전환하여 우리의 육체와 옛사람을 죽이고 성령의 지배를 받는 활력 있는 삶을 함축하는 것으로 정의했다하나님이 중생한 그리스도인을 즉시 주의 나라로 데려가시지 않고 이 땅에 살게 하시는 것은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 가는 거룩한 생활로 이끄시려는 것이다.

 

존 오웬은 이렇게 말했다. “성화란 신자들의 영혼에 대한 하나님의 영의 직접적인 역사로서그들의 본성을 죄의 오염과 부정함으로부터 정결하게 씻어내고 그 안에 하나님의 형상을 새롭게 심어 줌으로써 성도들이 은혜의 신령하고 습관적인 원리에 따라 하나님께 순종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청교도들은 대부분 성령의 첫 번째 사역이 중생하게하는 역사를 제외하고서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를 실행하도록 도우시는 것이라 보았다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영적 성장인데성장이란 성도들에게 주시는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르는 영적 증진이다한마디로그리스도인의 거룩한 생활은 주님의 말씀에 따라 순종하는 삶을 말하며이것은 우리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켜야 할 의무이다.

 

3. 경건생활의 기초

 

1) 성경에 반해 버린 청교도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를 거룩하게 하기 때문에 거룩하고자 하는 성도는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경외감을 가져야 한다사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성도의 태도가 경건생활의 근본을 이룬다그래서 청교도들은 날마다 성경 읽기와 선포되는 말씀 듣는 훈련을 강조했다청교도들의 마음 중심에는 성경이 신앙과 생활의 유일한 규범으로서 절대적인 권위를 차지하고 있었다성경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처럼 거룩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

 

2) 기도의 사람들인 청교도

인간이 스스로 거룩하고도 순결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킨다는 것은 역부족이다그러므로 말씀을 준행하기 위하여 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계속 간구해야 한다이는 우리 자신의 무능력을 인정하는 겸손이며오직 주님의 도우심만이 거룩한 순종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행위이다청교도의 기도 생활을 보면 공적 기도 시간 이외에도 개인 기도 시간이 주를 이루었는데대부분 하루에 적어도 세 번 기도 시간을 가졌다청교도들은 성경 안에서 성령의 도우심으로 개인 기도의 모범과 어린아이처럼 하나님을 의존하는 법을 습득했다.

 

3. 맺는말

 

모든 그리스도인은 거룩해야 한다여기에는 예외가 없다적어도 그리스도의 피로 그리스도와 연합된 신자들은 마땅히 성결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거룩한 삶은 우리가 버려진 자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보여 주는 성령의 내적 역사이다.

 

그런데 일부 그리스도인들은 경건을 고리타분하고 딱딱하며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간주한다자신을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고통 없이 어떻게 성경적이고도 영적인 유익을 얻을 수 있겠는가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고 성경공부와 기도회에 참여한다고 해서 그것이 경건생활의 전부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경건은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최고의 권위로 인정하고그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는 것이다하나님의 뜻을 행하려는 지속적인 열망에 사로잡히고 그리스도를 닮고자 몸부림치는 생활이다우리의 몸에서 그리스도의 말씀의 피가 흐르는 것이 경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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