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5-0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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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이단 엔데믹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현대종교 이사장)
코로나19 팬데믹 종료와 엔데믹 전환이 예측된다. 팬데믹은 새로운 질병의 세계적 확산, 그리고 엔데믹은 열대 지방의 말라리아처럼 특정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세계보건기구는 분류한다.
한국 이단의 세계적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K이단 팬데믹’이라 표현할 수 있다. 또 이단 문제가 지속적, 반복적,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학가 차원에서 보면 ‘캠퍼스 이단 엔데믹’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대학 캠퍼스는 이단 문제의 사각지대다. 교회의 이단 문제도 심각하지만 캠퍼스는 첨예한 영적 싸움의 최전선이다. 교회에서는 언제든 ‘이단 아웃’을 외칠 수 있지만, 캠퍼스에서는 합법적인 이단 단체의 활동을 막을 방법이 없다. 교회엔 이단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가 나름 가동되고 있지만, 캠퍼스에는 이단을 분별하기조차 쉽지 않다. 교회는 이단을 막을 수 있는 교회법이 있지만, 캠퍼스에서는 합법적인 활동이라면 교육법에 따라 보호받는다.
캠퍼스는 이단들의 포교자유구역이다. 신천지는 캠퍼스 곳곳에서 거짓말로 위장한 채 도서관 식당 강의실을 가리지 않고 포교 대상자를 찾아다니고 있다. 하나님의교회는 대학생 단체인 아세즈(ASEZ)를 공식 동아리로 등록한 후, 봉사활동을 매개로 한 포교 활동을 진행한다.
IYF는 영어 말하기대회, 그라시아스합창공연, 해외 봉사활동 등을 통해 캠퍼스에서 가장 적극적인 포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교주의 성범죄 혐의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선 JMS도 여전히 캠퍼스별 위장동아리를 중심으로 문화 및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캠퍼스는 이단 대처에 있어 가장 취약한 환경에 처해 있다.
첫째, 캠퍼스는 이단과의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 대면 수업 실시로 함께 수업하고 식사하고, 토론하며 기숙사에서는 공동생활을 해야 한다. 친절한 선후배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이단의 친밀한 접근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
둘째, 새내기 신입생은 이단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이다. 미성년에서 벗어나 자유를 맘껏 누리게 됐지만, 여전히 새내기들에게 캠퍼스는 외롭고 낯선 공간이다. 호기심 어린 눈동자로 혼자 밥 먹고 공부하는 흔한 신입생의 모습은 이단들에게 최적의 먹잇감이다.
셋째, 강의실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에서 친근하게 다가와 호의를 베푸는 동료 선후배를 무작정 밀어낼 수도 없다. 성적과 스펙을 향상해줄 보암직하고 먹음직스러운 정보를 가지고 다가온다면 더 뿌리치기 어렵다.
넷째, 휴학하거나 입대를 하더라도 미혹은 멈추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 이단의 온라인 포교, 교육, 통제가 진행된다. 휴학과 군 생활의 고립감과 불안감은 오히려 이단의 미혹마저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조건이 된다.
다섯째, 이단에서 탈퇴한 후에도 언제든 재감염 위험이 있다. 캠퍼스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안면 있는 이단 학생들과 반복적으로 마주해야 한다. 그들과 인간관계마저 끊을 수 없기에 위험한 만남을 아슬아슬하게 이어가기도 한다.
캠퍼스 선교가 위기에 처해 있다. 가시적 성과가 당장은 보이지 않아도 캠퍼스 선교에 관심이 필요하다. 대학교목실과 대학선교단체, 기독동아리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도 요구된다. 캠퍼스 이단 대처는 한국교회를 지키는 일이다. 다음세대를 탐하는 이단에 대처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가정과 교회를 떠나 낯선 캠퍼스에 던져지는 순간, 이단 예방 백신의 효능은 약화하고 전염성 강한 이단 바이러스에 대책 없이 노출된다. 영적 싸움터로 변해버린 캠퍼스에서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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