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9-02 13:15
우울증 치료에 대한 기독교 신앙적 접근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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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치료에 대한 기독교 신앙적 접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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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식 [ E-mail ]<IFRAME height=0 frameBorder=0 width=0 name=dummy></IFRA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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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서론 I. 영적 지도(Spiritual direction)의 상담적 의의 2. 우울증과 영적 침체 3. 영적 침체(우울증)에 대한 영성적 접근 4. 우울증에 대한 영적 지도(SPIRITUAL DIRECTION) 적 접근의 가능성 모색 결론
서론
반응성 우울증을 치료는 다양한 접근이 있을 수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약물치료나 전기충격과 같은 생리 의학적 접근과 상담적 접근이 그것이다. 상담적 접근은 상담이론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김외식(2001)은 반응성 우울증 치료에 대한 대표적인 상담적 접근으로 정신분석학적 접근, 대인관계 분석치료, 행동주의 적 접근, 약물치료, 그리고 전기충격 치료적 접근으로 분류하고 인지적 치료의 가능성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타진하고 있다. 목회상담 역시 하나의 접근으로 분류할 수 있겠으나 그것인 특정한 이론을 중심으로 붙여진 명칭이 아니며 일반 상담이론을 적용하여 발전시킨 학문적인 특성 때문에 일반화시키기에 무리가 있다.
목회현장에서 상담의 기법을 활용하는 것은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목회자 자신이 어느 상담기법 한 가지를 전문가 수준으로 숙달하여 활용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그렇게 할 수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한국 교회 실정은 과중한 목회 업무에 밀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상담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여의치 못하다. 바람직 하기는 전문 상담요원을 영입하여 사역할 수 있겠으나 이 또한 10% 미만의 대형 교회를 제외하고는 경제상의 어려움 때문에 용이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교회에 목회상담이 소개된 것이 줄잡아도 반세기는 되었겠으나 몇 몇 대형 교회를 제외하고 교회 안에서 상담사역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보인다. 현재는 거의 모든 신학교 커리큘럼에 목회 상담학이 필수과목으로 개설되었고 대학원 수준의 과정들이 있지만 그러한 학문적인 상장이 교회 현장과 맞물려 발전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반면 데이빗 시멘스는 일반적인 목회사역(설교, 심방, 성경공부 등)으로 잘 치료되지 않는 심리적 문제들을 안고 있는 성도들이 다수 있음을 지적하며 목회적 맥락에서의 보다 깊은 치유사역의 필요성을 암시한다. 교우들의 이러한 필요를 충족하면서도 목회자가 보다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제 3의 대안이 강구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영적지도](Spiritual direction)에서 찾아보고 더 나아가 우울증 치료에 적용을 모색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사실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에서 명확하게 보여주듯이 매우 오랜 치유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단지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삶의 용기를 잃고 좌절에 빠졌던 사람들을 일으키는 정신적, 사회적, 영적 차원을 포함한 전인적인 것이다(구미리암, 2000). 또한 치료는 공동체적 맥락을 새롭게 발견해야만 한다. 인간존재는 통전적이다. 즉 육체적, 심리적, 성서적, 사회적, 환경(생태계)적, 그리고 영적 차원들이 한 존재 안에 분리할 수 없는 통전성을 이루고 있다. 클라인벨은 일찍이 이러한 통전적 인간관을 가지고 통합적인 상담을 지향해 왔으며 영성적 차원이 핵심이라고 보았다. 주장은 그렇게 하지만 클라인벨의 영성적 접근법은 모든 종교의 전통을 수용하는 다분히 종교 다원주의적 색채를 띠고 있다. 따라서 보수적 교단의 성향에서는 거부감을 느낄 수가 있고 일찍이 그의 성장상담이 소개되었으나 그렇게 보편화되지 못한 이유가운데 한 가지라고 보인다. 클라인벨의 영성중심적 접근보다는 차라리 베리와 코놀리의 {영적지도}(Spiritual direction) 개념이 훨씬더 기독교 신앙의 본질에 접근한 방법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우울증 치료의 한 접근으로 영적지도를 탐구하고 목회 현장에서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연구의 범위를 좁히고자 한다.
I. 영적 지도(Spiritual direction)의 상담적 의의
Barry와 Connolly(1982, p.20)는 '영적 지도란 어떤 개인으로 하여금 하느님께서 개인적으로 의사 전달하시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렇게 의사 전달하시는 하느님께 응답하며, 하느님과 친교를 깊게 하고, 그 관계에 바탕을 둔 삶을 살아가도록,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도움'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핵심적인 요소들을 분석해 보면 1) 하나님의 의사전달, 2) 그에 대한 응답에 주의 집중, 3)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에 이르는 것, 4)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에 바탕을 둔 삶, 그리고 4) 그러한 관계와 삶의 차원으로 이르도록 이끄는 개입 등이다. 물론 이러한 주제들이 이미 신학적 주제로 다루어져 왔지만 영적지도가 지향하는 바는 개념에 관하여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라 불리우는 신비스러운 대상에 대한 어떤 체험을 맞추고 있으며 일회적인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맺는 관계에 자체가 관심의 대상이다(Barry & Connolly, 1982). 따라서 영적 지도는 하나님과 실제 생생한 관계를 맺어주는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적 지도라는 말이 "영적 상담"이나 "신앙상담", "영적권면"과 같은 유사한 말이 있지만 뉘앙스가 다른 표현으로서 영적 지도라는 말이 훨씬 자연스럽고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본다.
"하나님과의 실제적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영적지도의 방향성은 기독교의 본질에 기초해 있기 때문에 교단과 종파를 넘어서는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의 본질을 "관계"적으로 보는 관점은 현재는 다양한 분야, 다양한 신학자, 목회자들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리차드 포스터(1992)는 그리스도인의 기도의 맥락을 "하나님과 친밀한 사랑의 관계"라는 점을 정확하게 집어낸다. 하나님과 바르고 친밀하고 풍성한 관계를 떠나서 참된 기도는 존재할 수 없다. 기도가 메시지의 내용이라면 하나님과의 바르고 친밀한 관계는 그 메시지의 내용을 규정하는 맥락(context)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적으로 기도를 표현하자면 '소박한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품에 안겨서 하나님의 사랑의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는 것'(리차드 포스터, 1992. p.17)이다. 구 미리암(2000)은 인간 관계 속에 삼위일체 되신 하나님의 관계가 있다고 본다. 즉 삼위 일체 하나님의 상호 관계는 모든 인간관계의 모형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 목회 상담학은 관계라는 관점으로 신학과 상담, 성경적 언어와 생활 언어, 교리와 실천을 연결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목회상담은 일반상담이 다양한 이론들을 도입하여 발전시켜 왔다(이영식, 2000). 예컨대 정신분석 모델을 도입한 목회심리치료 혹은 지금까지 유행하고 있는 내적 치유사역, 인간관계 시스템 중심의 가족치료 모델을 도입한 가족치료, 인지 이론을 도입한 목회상담, 통전적 인간관에 기초하한 다차원 중심의 상담모델(클라인 벨의 성장 상담), 공동체에 기초한 구 미리암의 공동체 상담 모델 등, 오성춘을 비롯한 상담의 형식을 그대로 빌어온 목회상담 모델들이 등의 흐름들이 있다(이영식, 위의 책, pp. 74-79).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은 목회상담을 풍성하게 해 준 공헌점이 많으나 한편으로 자신의 학문적 정체성의 문제가 야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심리학과 신학의 갈등 문제를 피할 수 없다. 본 연구자는 그동안의 목회상담이 지나치게 심리학 중심으로 기울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만약 기독교의 본질이 하나님과 바르고 친밀하고 풍성한 관계에 기초한 것이라면 목회상담의 가장 중요한 자원 역시 그분과의 생동하는 관계여야 한다는 것이 자명한 일이다.
인간이 지니게되는 심리 정서적 문제는 대부분 관계 안에서 야기된 것이다. 특히 물리적이기 보다 대인 관계적이요 사회적인 관계 안에서 그렇다. 그렇다면 그러한 문제를 치료하는 것 역시 직접적이든지 간접적이든지 관계적 맥락을 벗어날 수 없는 일이다. 신앙인에게 있어서 대신관계(對神關係)는 그 어떤 사회적 관계보다도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여기에 영적 지도의 상담학적인 의의(意義)가 있다고 본다. 즉 하나님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그 관계로 인하여 심리 정서적으로 영향을 받고 그로 인하여 육체적 대인관계적인 영역까지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예전의 목회상담 역시 이 부분을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영적지도만큼 대신관계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구체적으로 접근한 경우는 없다고 보인다.
2. 우울증과 영적 침체
우울증 치료에 있어서 영적지도적 접근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하여 우울증과 매우 유사한 영적 침체의 개념을 비교 검토하고자 한다.
우울증 憂鬱症 (depression)에 대한 백과사전적 정의 는http://kr.encycl.yahoo.com/, 우울증 항목)는 "우울한 기분에 빠져 의욕을 상실한 채 무능감·고립감·허무감·죄책감·자살충동 등에 사로잡히는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설명하고 있다. 울증 또는 울병이라고도 하여 조증(燥症)과 구별하여 쓰기도 한다. 현대에는 임상적으로 가장 흔한 정신장애 중 하나로 성인 10명 중 1명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우울증의 평균 발병연령은 40세지만 요즘은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대표적인 증상은 우울하고 괜히 슬퍼지거나 불안해지기도 하고, 무슨 일을 해도 재미가 없고 잘 웃지도 않게 된다. 자다가 자주 깨고, 입맛이 떨어지며 식사 량이 준다. 또한 평소보다 말수가 적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지고 금방 했던 일도 잘 잊어 버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어떤 경우에는 기분은 괜찮은데도 소화불량, 두통, 목과 가슴에 뭔가 걸린 듯한 느낌, 변비 및 설사, 성욕감퇴 등 몸이 여기저기 아프는 등 신체적 증상을 수반 할 수 있다. 사람들에 따라서는 아침 혹은 오후나 저녁에 더 심해져서 기후나 계절, 시간, 환경 등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또한 여성들의 경우 갱년기 우울과 같이 신체적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울증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http://kr.encycl.yahoo.com/, 우울증 항목). ①지연성 우울증은 생각하는 과정이 느려져 말이 느리고 대답도 간단해지다가 어떤 경우에는 아예 말을 하지 않는 침묵의 상태로 빠진다. 행동도 점차 지연되고 억제된다. 때때로 환자들은 자신이 아무런 느낌도 느낄 수 없다고 말한다. ②격정적 우울증은 지속적인 불안·걱정·긴장, 장래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으로 인한 불안·초조감·좌불안석 등이 동반된 우울을 말한다. 무력감, 분노와 공격의 감정, 죄책감, 자기 징벌의 욕구 또는 망상 등의 이유로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해하는 경우도 있다. ③혼수성 우울증은 우울 상태 중 가장 심한 상태로 자발적인 운동행위는 없어지고 외부자극에 대해 최소한의 반응밖에 없는 상태다. 환자는 말이 없고 의식이 혼미해 죽음에 대한 생각에 강하게 집착하고 꿈 같은 환각에 사로잡혀 있으며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우울증에 관한 개요를 길게 살펴 본 것은 그것인 기독교 신앙 인들이나 영성가들이 체험하는 "영적침체"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영적으로 매우 성숙한 사람들도 때로는 하나님께서 숨어계시는 것처럼 느껴지고 심지어 버림 받은 것 같은 느낌에 시달릴 때가 있었다고 리차드 포스터는 말한다(리차드 포스터, 1995). 그의 설명을 좀 더 인용해 보자.
"우리의 마음이 사하라 사막 같이 메마르게 되면 신학적인 지식들은 우리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영적인 황폐함을 체험하고, 친구들과 배우자와 하나님께 버림받은 것처럼 느낀다. 모든 희망은 우리가 잡으려고 손을 내미는 순간 사라지고, 모든 꿈은 그 꿈을 실현하려고 하는 순간 없어지고 만다. 우리는 많은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의심하며 씨름하지만 그것들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도도 하지만 허공을 떠도는 말처럼 느껴진다. 성경을 보기도 하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생각된다. 음악을 들어도 아무런 감동이 없다.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교제도 하지만 그들 역시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뒤에서 험담을 하는 사람들에 불과하다"(리처드 포스터, 1995. pp.34-35).
이러한 상태를 성 요한(St. John of the Cross)은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고 명명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명칭으로 "무지의 구름", "신앙의 어두운 밤"(George Fox)등으로 명명하였는데 주의 깊게 그들의 경험을 읽어보면 우울증과 매우 흡사한 증상인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유사한 같은 증상을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우울증"이라 부르고 기독교 신앙의 선배들은 "영혼의 어두운 밤" 등의 신학적 용어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성경 안에서도 전형적 우울증을 겪었던 인물들을 살펴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선지자 엘리야와 욥의 예를 발견할 수 있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수천 명과 절대 권력자인 아합 왕을 대항하여 승리하는 능력의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승리후에 아합의 아내 이세벨 왕비의 복수가 두려워 사막으로 도망치다가 기진하여 쓰러 진다. 거기서 그는 극도의 우울증을 경험하고 차라리 죽기를 구한다(왕하19:4). 한편 가족과 재산을 일시에 잃고 몸 마저 병든 욥은 자신이 태어난 날을 저주하고(욥3:1) 그를 위로하기 위하여 친구들이 왔을 욥의 비참한 몰골을 보고 7일 밤낮을 함께 땅에 앉아 있었다고 보고한다(욥2:13). 중요한 것은 아무도 한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담의 관점에서 볼 때 욥은 매우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위에서 예로든 엘리야나 욥 외에도 많은 기록에서 우울증적인 요소를 찾아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울증에 대한 현대적인 접근법이 개발되기 이전에 이들이 것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우울증과 영적침체가 증상에 있어서는 매우 유사한 면을 보이지만 그 원인에 있어서는 꼭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 우울증의 원인은 유전과 생리적인 것에부터 상실의 경험으로부터 오는 반응 적인 것까지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적 침체 역시 그 원인이 반드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만 비롯된다고 할 수 없고 위의 욥의 예에서 보듯이 상실의 경험과 영적 침체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독교인들은 전통적으로 우울증, 혹은 영적 침체를 극복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발전시켜 전수해 왔으며 이를 현대 상담학적 용어로 재해석하여 적용한다면 우울증에 대한 목회적 접근으로 훌륭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영적 침체(우울증)에 대한 영성적 접근
1) 영성 신학자 리차드 포스터의 견해
영적 침체의 극복에 대하여 영성학자 리차드 포스터는 가장 먼저 영적 침체를 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도록 도전하는 것이다. 즉 "어두움이란 명확한 기도의 체험"(리차드 포스터, 1995. p.36)이라고 한다. 이 말속에는 깊은 의미가 있는데 보통 정신의학에서는 우울증을 하나의 치료해야할 질병으로 보는 반면 영적인 관점에서 보면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신앙을 "하나님과 살아 있는 관계의 맥락"에서 보면 더욱 확실해 진다. 만약 우리가 기도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마술이지 인격대 인격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침묵하심으로써 그분과 우리의 관계를 성숙시키신다. 그리고 우리를 마술적인 신앙으로부터 구해내서 인격의 세계로 이끄신다. 그러므로 영적인 침체는 오히려 인격적인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는 뜻하지 않은 은혜라고 보는 것이다(리차드 포스터, 1995).
두 번째 영적 침체를 극복하는 두 번째 방법을 "불평 어린 기도"를 제시하고 있다. 욥처럼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불평을 시작하는 것이다. 대개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을 거룩한 분을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말, 격식을 차린 말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불평은 억압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때문에 영적침체에 빠져 기도가 더욱 막혀버리는 것이다. 그럴 때 넋두리처럼 불평 어린 기도로 시작할 수 있다. 욥기를 읽어보면 처음에는 욥이 자신의 처지를 불평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친구들의 공격에 격렬하게 토론하게 되며 결국 그 토론에 하나님자신도 견디시지 못하고 참여하고 만다. 넋두리라도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 했다면 이미 우울증을 빠져 나오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세 번째 권면은 믿고 조용히 기다리라는 것이다. 그러한 상태를 포스터는 "기어 중립의 상태"(Ibid, p.41)라고 명명한다. 그것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한 표현이다. 신뢰란 곧 하나님의 인격을 믿는 것으로 '나는 하나님이 무엇을 하고 계신지, 또 어디에 계신지 알지 못하지만 나에게 유익을 주시기 위해 어딘가에 계신다는 것만을 알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Ibid, p.41).
2) 목회자 릭워렌 목사의 견해
새들백 교회의 담임목사인 릭 워렌은 청중들의 실제적 욕구에 부응하는 설교로 유명하다. 그의 설교는 단순히 성경을 풀어 설명하는 차원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담의 원리도 깊이 터치하고 있으므로 인용해 보고자 한다. 릭워렌의 성경을 통한 인생의 난제 해답 씨리즈 설교 중에서 " 영적침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대지는 다음과 같다(http://www.kcnn.co.kr/ex-pository/preaching/warren8.htm). 엘리야의 영적 침체를 본문으로 설정하여 작성한 것이다.
① 감정에 집중하지 말고 사실에 집중하십시오. ②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③ 책임을 잘못 생각하지 마십시오 ④ 부정적인 면을 과장하지 마십시오. ⑤ 육신의 필요를 돌보아야 합니다. ⑥ 당신의 좌절을 하나님께 드리십시오 ⑦ 당신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새롭게 깨닫도록 하십시오. ⑧ 하나님으로 인해 당신 삶의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게 하십시오. ⑨ 당신은 변화할 수 있습니다.
리차드 포스터와 릭 워렌이 공동 점은 영적침체(혹은 우울증)를 보는 관점이 긍정적인 면을 함께 본다는 것이다. 리차드 포스터는 영적 침체를 기도의 보편적 체험으로 그것을 수용하면서 하나님과의 관계 성장을 위한 믿거름이 될 것을 말하고 릭 워렌은 하나님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새로운 방향을 갖게된 터닝 포인트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우울증에 대한 병리적 모델보다 훨씬 장점이 있어 보인다. 약점은 두 사람 모두 인지적인 측면에 호소하고 있지만 실제 하나님과 생생한 관계 안으로 이끌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인지적 접근이 정서를 터치할 수 있겠으나 앎이 곧 치료는 아닌 것을 임상적으로 경험한다. 목회자나 영성가들이 성경이나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영적침체를 경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좀더 강력하고 효과적인 영성적 접근방법이 필요하겠는데 이제 이 부분에서 영적지도의 접근을 논할 때가 되었다.
4. 우울증에 대한 영적 지도(SPIRITUAL DIRECTION) 적 접근의 가능성 모색
간단히 말해서 영적 지도란 하나님과 개인의 관계가 발전하도록 도와 주는 것을 의미한다(베리 & 코놀리, 1995). 사실 신학적으로 말하여 그리스도인과 하나님의 관계는 삼위일체적이다. 즉 하나님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는 자녀로,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는 신부 혹은 친구로, 그리고 성령과의 관계에서는 성령의 전으로 묘사된다. Ogilvie(2001)는 성령을 상담적인 관점에서 깊이 조명하고 있다. 물론 치유 사역을 보는 관점에 따라 기독론과 연결시킬 수도 있고 신론과도 연결시킬 수도 있다. 삼위일체 하나님이 분리되지 않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어떤 관점에서 조명하든지 중요한 것은 목회적 맥락에서 상담 사역의 핵심에 내담자와 하나님의 관계가 직접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직접적으로 하나님과 치유적 관계 안으로 내담자를 이끄는 방법들은 무엇인가?
1) 관상기도
베리 & 코넬리(1995)는 관상기도의 방법을 제안한다. 관상기도란 하느님께서 내가 그렇게 하도록 바라시는 대로 하느님을 지켜보고자 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하며, 하느님께 응답하고자 하는 갈망과 의지를 의미한다(Ibid, p. 47). 관상기도의 본질은 관계를 맺으려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수용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겠다. 즉 관계에 대해서 지식적으로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온 감각을 열어두고(중립상태로 두고) 그분의 임재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영적 지도자가 해야할 역할을 다음 여섯 가지로 이야기한다(Ibid, p. 60.)
① 피지도자의 얘기를 명확하게 듣고 ② 피 지도자에게 주의를 기울이며 ③ 확신을 심어주고 ④ 피지도자로 하여금 명료화하는 것을 도와 주고 ⑤ 피지도자가 원할 때 질문을 던져 주고 ⑥ 하느님을 향한 피지도자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적 태도들을 피지도자가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베리와 코넬리는 영성적 지도 방법에 다분히 상담적 기법을 접목시키고 있는 특징을 볼 수 있다. 즉 경청과 명료화, 질문하기, 피드백 등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기술들은 실제로 피지도자가 관상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실제 관계 안으로 들어갈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일반 상담과 구별된다.
관상기도는 깊이 들어가면 바로 영적 체험으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영적 분별력이 함께 훈련되어야 한다. 모든 신비 체험이 다 신앙적인 체험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며 무분별하게 관상기도가 사용될 때 오히려 위험해 질 수도 있다고 한다.
2) 오성춘의 우뇌적 상상기도
대개 한국 기독교인들은 말을 사용한 기도에 익숙해 있다. 특히 기도원을 중심한 통성 기도와 방언기도 등은 언어를 사용한 기도의 대표적인 예이다. 한편 오성춘(1992)은 우뇌적 상상력을 활용한 기도를 {영성훈련의 실제}라는 책에서 소개하고 치유적 기도로 강력한 힘이 있다고 한다. 하나님은 언어를 통해서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을 통해서도 말씀하신다는 것이 이 기도의 전제이다. 상상력을 통한 기도는 말이 아닌 이미지의 기도이며 오감을 활용한 기도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먼저 베세다 연못가에 앉은뱅이가 나오는 본문을 읽는다.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로 몸의 긴장을 풀고 상상을 통해 성경 본문을 재현한다. 베세다 연못도 그려보고 앉은뱅이의 모습을 그려본다. 오감을 열어 사람들이 웅성거림과 물소리 바람소리를 함께 상상으로 듣는다. 장면을 바꾸어 예수께서 앉은뱅이에게 다가오는 모습, 그를 치료하는 모습을 그린다. 바로 그 장면에 자신이 함께 동참하는 에피소드를 삽입한다(이 장면이 중요하다). 그리고 예수께서 자신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그 눈빛은 어떠한지 느낀다. 그리고 그분에게 말을 건넨다. 치유를 부탁한다. 충분히 느낀 다음 서서히 심호흡을 하면서 기도를 정리하고 느낀 점을 그룹으로 나눈다. 상상력을 통한 기도는 언어의 기도보다 때로는 훨씬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관계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미지와 오감을 모두 활용하기 때문에 훨씬 구체적이고 생동감이 있을 것이다.
3) 리차드 포스터의 여섯 가지 길
하나님과의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는 길로서 관상기도와 상상력을 통한 기도를 말했는데 너 넓은 영성신학적 관점에서 보면 여섯 가지 전통이 있다(리차드 포스터, 2000).
1)묵상의 전통-기도로 충만한 생활: 모든 인간은 충만한 기도의 삶과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기를 갈망한다. 묵상의 전통의 강물은 하나님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길을 보여준다. 예) 안토니우스, 사도요한, 프랭크 로바흐
2)성결의 전통-덕이 있는 생활: 묵상의 전통은 성결한 삶의 기초이다. 성결의 물줄기는 마음을 내적으로 새롭게 하고 새로운 습관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 예) 피비 팔머, 사도 야고보, 디트리히 본회퍼
3)카리스마의 전통-성령충만으로 능력 받은 생활: 성결의 전통은 존재의 능력에, 카리스마의 전통은 행동의 능력에 중점을 둔다. 카리스마의 물줄기는 성령의 카리즘과 성령의 열매에 초점을 둔자. 예)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사도 바울, 윌리엄 시모어
4)사회정의 전통-자비로운 생활: 사회 정의의 강물은 모든 인간 관계와 사회 구조에 있는 정의와 평안에 초점을 둔다. 이는 자비의 생활이며 공평과 관대함을 위해 복음의 절대적 필요성을 역설한다. 예)존 울먼, 아모스, 도로시 데이
5)복음 전도의 전통-말씀 중심의 생활: 복음 전도의 전통은 복음의 전통을 선포하는 것이다. 사회 정의의 전통은 이 복음 전도의 전통과 함께 기능할 때 최상의 상태가 된다. 예)히포의 어거스틴, 사도 베드로, 빌리 그레이엄
6)성육신의 전통-성례의 생활: 성육신의 물줄기는 보이지 않는 영의 세계를 현재에 존재하고 보이는 것으로 만드는 일에 초점을 맞추며, 우리의 일상 생활에 활동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이다. 예)수산나 웨슬리, 예수, 브사렐, 다그 하마슐드.
리처드 포스터는 이와 같이 기독교의 영성을 6가지 전통으로 유형화하여 설명하면서 한 편으로는 역사 속에서 그 모델을 찾고 성경에서 모델을 찾으며 현대의 인물들 가운데 모델을 선정함으로써 그것들이 끊임없이 하나의 거대한 영성의 흐름으로 존재하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영적인 지도에 그의 관점이 주는 시사점은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은 개인의 특성에 따라서 다양할 있다는 점이고 그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성이라는 점이다.
결론
지금까지 연구자는 우울증 치료에 대한 영적 지도적 접근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자 하였다. 특히 기독교의 본질인 하나님과 바르고 친밀하고 풍성한 관계에로 이끔을 중심생각으로 전개하였다. 상담학을 오랫동안 공부하면서 상담학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인가 생각할 때 가 많았는데 갈수록 한계가 많음을 느낀다. 기독교 종교적 전통에 사람을 변화시키고 치유하는 많은 자원들이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인 것을 성경은 누누이 증언하고 있다.
우울증 지료의 영성적 접근이 장점은 그것을 보는 시각에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은 단순히 제거해야할 증상이 아니라 영적 인격적 성장의 자원으로 보는 시각이 그것이다. 많은 신앙의 선배들은 우울증 혹은 영적 침체의 경험을 통해 더 깊은 신앙과 인격의 성숙의 세계로 발돋음 했음을 증언한다. 뿐만아니라 교회는 훌륭한 지원공동체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한 가능성에 관하여 구미리암(2000)은 {치유공동체 신학}의 관점에서 논의하고 있다.
영적 지도를 우울증 치료에의 적용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아직 생각이 무르익지 못해 깔끔하기 정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 분야는 우울증 치료에 대하여 기독교가 가진 자원들을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심리학에 기반을 둔 상담의 하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모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문헌]
Ogilvie, L. J.(1994). 한재희 역(2001).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상담자. 이레서원. 구미리암(2000). 치유공동체신학. 서울: 쿰란출판사. 김외식(2001). 우울증 치료. 학지사 데이빗 시멘스. 치유하시는 은혜. 서울: 두란노서원. 리차드 포스터(1992). 송인인 역(1995). 기도. 서울: 두란노서원 오성춘(1992). 영성훈련의 실제. 서울: 성지출판사. 윌리엄 A. 베리 & 윌리엄 J. 코놀리(1982). 김창재, 김선숙 역(1995). 영적재도의 실제. 서울: 분도출판사. 이영식(2000).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이해와 목회상담. 미간행 석사논문. 한남대학교 학제신학대학원. 클라인벨(1979). 이종헌 역(1988). 성장상담.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리차드 포스터(2000). 생수의 강. 서울: 두란노 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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