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독후감
본 도서를 통해서 얻을 수 있었던 가장 소중한 것은 그 동안 선교에 대하여 막연한 환상이 어느 정도 깨어지고 현실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된 것이다. 타 문화권에 들어가 처음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그곳의 사람들과 동역하며 사역을 해 나갈 때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다룬 책의 앞부분 챕터들에서는 타 문화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날 때 다양한 레벨이 있으며 말하는 자의 의도가 언어라는 low level의 체계를 통해 전달되고 듣는 자가low level로 전달된 메시지를 그 문화를 기반으로 해석하여 받아들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이 부분은 나의 전공인 컴퓨터공학에서도 많이 다루어지는 내용인데, 네트워크 시스템의 OSI 7 Layer 부분 역시 두 시스템간에 통신을 할 때 7개의 계층의 특성을 분석하고 정리한 내용이다.
타 문화권이라고 하면 우리 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타 문화권의 사람들은 지금 일상을 살아가는 내 주변에도 많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특히 지금 교회에서 내가 섬기고 있는 새터민 청소년들은 정말 타 문화권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이라는 세대 차이에서 오는 문화 차이, 또한 그 동안 자라온 환경이 너무나 다른 것에서 오는 심각한 문화 차이, 그들이 갖고 있는 트라우마라고 할 수도 있는 깊은 상처를 이해하지 못함으로 갖게 되는 문화 차이는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제자화시키는데 많은 걸림돌이 되었다. 이 때 나는 왜 이 친구들은 변화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낙심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경찰관의 입장이 되어 복음을 제시하고 영접하고 변화되기를 강요 아닌 강요를 해왔던 것을 깨닫는다. 성육화되지 못한 그들에 대한 나의 자세와 접근 방법을 깊이 깨닫는다.
새터민 뿐 아니라 내 주변의 한국의 청소년들, 어르신들, 군 복무중인 청년들, 대학생들, 회사 동료들 모두가 조금씩 다른 문화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타 문화권의 사람들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하루 하루를 선교사의 입장에서 살아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선교적 마인드를 갖고 주변의 타 문화권 사람들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꼭 읽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다만, 책이 쓰여진 지 20년 이상 지났기 때문에 책에서 사용한 다양한 예제 케이스와, 시대적 상황이 현대와는 조금 맞지 않는듯한 부분이 있어 책을 읽을 때는 이 부분을 감안하여 읽어야 한다. 또한 원서를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한국적인 상황에 맞춰서 조금의 의역을 가했다고 했는데 오히려 이것이 원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어느 정도 방해가 되는 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차라리 역자의 생각은 "역주"로 처리하고 그 외는 원 저자의 글을 충실하게 번역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또한, 각 챕터의 세부 구성이 체계적이지 못해서 전체 글의 흐름을 파악하기가 조금 어려웠고, 번역 또한 매끄럽지 못하고 불필요한 수식어를 너무 많이 사용했다는 느낌이 있어 빠른 독서를 할 때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