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7-12 10:44
자살에 대한 기독교 상담학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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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웹섬김이
조회 : 596  

자살에 대한 기독교 상담학적 대응  



<정정숙 교수> 총샌대 종교교육과 교수

서울여자대학교 사회학과(B. A.)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 Div.)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M. Ed.)
미국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M. C. E.)
미국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D. Min in Pastoral Counseling)
남아공 University of Stellenbosch(Th. D. in Counseling)
<저서> 「기독교 상담학」외 26권
<역서> 「상담학개론」외 32권
<현재> 총신대 종교교육과 교수
한국성경적 상담학회 회장




연일 보도되는 자살 소식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한 재벌 총수의 자살, 카드 빚으로 인해 두 자녀와 함께 투신자살한 주부, 성적 부진 때문에 목숨을 끊은 학생, 매일 40여명이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비극적 사태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무엇을 해야 하며,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란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다.
우리는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며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밝게 하고 정화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사명을 감당하는데 여러 모양으로 미흡함을 부인할 수 없다.
자살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대응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기독교 상담학적 입장에서 그 대응방안을 중심으로 고찰하려고 한다.

1. 자살에 대한 이해

자살문제는 인류 역사와 함께 존재하여 왔고 많은 논란의 대상으로 찬반논의가 팽배하였다. 그리하여 자살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정신분석학에서만이 아니라 문화인류학과 사회학 등 여러 영역에서 실시되어 '자살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학문화가 되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황무지 같은 연구이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상당한 연구 실적이 있는데, 이 분야에서 연구하는 영역은 자살의 발생학, 통계적 연구 등을 통해 자살의 원인, 통계, 위험 요소, 역사와 이론 그리고 윤리 등을 연구함으로써 이론화하고 있다.
여기에 비하여 기독교계에서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비판을 가하는 것으로 그치고 보다 구체적인 대안제시에 등한히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기에 여기서는 자살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시도하려고 한다.

(1) 죽음의 의미
성경은 자살의 문제를 깊이 다루고 있지 않지만 몇 가지 사례들이 나온다. 아비멜렉의 자살(삿 9장), 아히도벨의 자살(삼하 17장), 시므리의 자살(왕하 16장), 유다의 자살(마 27장)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자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죽음의 의미를 확실히 해야 한다. 죽음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본래적이고 확실한 것이지만 미경험 영역의 것이다. 죽음이란 인간 삶의 본질적 문제이지만 죽음이 나와는 상관이 없는 것같이 생각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죽음이란 인간에게 있어서 보편적 현상이기는 하지만 결코 자연적 현상이 아니다. 죽음이란 중단이나 소멸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로의 이전이다. 로마서 5장과 고린도전서 15장은 죄와 죽음의 불가피성, 죽음에 있어서의 율법의 역할에 대한 분명한 교훈을 하고 있다. 죽음이란 죄의 결과이다. 죽음이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죄로 말미암아 온 비정상적인 것이며, 하나님의 창조 구조에서도 비본래적(非本來的)인 것이다.
성경은 죽음이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 여부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교훈하고 있다. 하나님은 금령(禁令)을 주시고, 이것을 어기므로 죽음이라는 결과가 왔음을 명확히 하셨다.

(2) 생명의 존엄성
타락 전의 계시에는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명백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간접적으로 설득력 있게 암시하고 있다. 금단의 열매를 먹는 일에 대해서 선언된 경고(창 2: 17)에 대한 불순종의 대가로 인간에게 죽음이 찾아 왔으며, 이 죽음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것이다.
노아 홍수 후에 새로운 질서를 촉진시키는 제도가 제정되었다. 이 제도는 생명의 보존과 조장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나타내고 확증하고 있다. 이 규정은 세 가지의 제도로 나타나는데 생명의 증식(창 9:1, 7), 생명의 유지(창 8:22, 9:2,3), 생명의 보호(창 9:2, 5, 6)이다.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서는 창세기 9:2, 5, 6 등에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생명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기에 더욱 귀함을 강조한다.

(3) 자유의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라는 고귀한 특성이 부여되었다. 인간의 자유의지는 인간 스스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는 기본 목적을 가지고 있다.
자살은 자유의지의 영역이 아니다. 자살은 하나님 앞에서 죄이며 인간이 범하지 말아야 할 계율이다. 우리는 자살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신앙적 원리의 실제적 적용에 노력해야 한다.

2. 자살의 원인과 징후

자살의 원인과 징후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중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1) 자살의 원인
자살의 원인은 케이스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규정하기 어려우나 '자살학'의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몇 가지 원인을 소개한다.
첫째, 정신분석학적 이해이다. 이것은 프로이드의 이론을 중심으로 하는 것으로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기 파괴적인 죽음의 본능이 자살의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프로이드는 자기영속 본능을 에로스로, 자기파괴 본능을 죽음의 본능으로 규정하였다. 이 두 가지 본능은 서로 다른 목적을 추구한다. 에로스는 최고의 안정상태인 죽음을 저지하기 위해 종족을 번식하는 삶을 추구하고, 죽음의 본능은 영원한 안정 즉 유기체의 종말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프로이드 학파에서는 자살도 죽음의 본능이론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칼 메닝거는 죽기, 죽이기, 죽임을 당하기라는 세 가지의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 동기가 작용한다는 자살심리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둘째, 사회학적 이해이다. 이것은 19세기말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에 의하여 제기되었다. 그는 자살 현상을 하나의 사회병리로 보았고, 자살 현상의 연구 대상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라고 보았다. 뒤르켐의 연구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가족, 정치, 종교와 자살과의 연관성 문제이다.
셋째, 유전 환경적 이해이다. 이 이론은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살의 유전성은 자살 성향 자체가 유전인자를 통하여 후대에 전달된다는 가설과 유해한 가정 환경으로 인하여 자살이 한 집안에서 반복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모든 자살의 원인들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분석할 때, 하나님에게서 떠남 즉 죄로 인한 하나님과의 단절이 근본적 원인이다.

(2) 자살의 징후
자살의 문제는 어느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통해서 그 징후가 나타난다. 자살에는 몇 가지 가설이 성립된다. ① 자살자는 그 자신을 벌하기를 원한다. ② 자살자는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며 삶이 아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며 생애를 끝내려고 한다. ③ 자살자는 다른 사람을 상징적으로 죽이기를 원한다. ④ 자살의 행위는 심리적인 아무 의미도 없다. 즉 우울증이 가져온 뇌 속의 생화학적인 변화의 파괴를 의미한다.
이러한 가설 속에서 자살의 징후를 찾을 수 있는데, 우리는 여기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대표적 징후는 다음과 같다.
① 직접적인 언어의 경고. 자살하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말들을 예보하는 경우이다. 이 말을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직계 보호자나 책임자에게 알리거나 전문 상담자에게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② 과거의 자살 시도. 과거에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 가운데 80% 이상이 실제로 자살을 한다.
③ 알코올 중독이나 다른 약물의 사용. 자살자의 3분의 1 정도가 술과 관련이 있다.
④ 우울증. 우울증은 자살의 심각한 원인이 되고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좌절감은 스스로 죽음의 모험을 증가시킨다.
⑤ 사별. 지난 3년 동안에 사별을 경험한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가 많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안으로 죽음을 택할 위험이 많다.
⑥ 건강상태. 심각한 질병은 자살의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특히 불치의 병일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⑦ 간접적 진술과 행동의 표시들. 자살을 시도하려고 계획하는 사람들은 '멀리 가야겠어요'와 같은 표현으로 자기의 의중을 나타낸다. 또 자기의 귀중품을 남에게 주거나, 약이나 칼 같은 것을 모우는 경우이다.

3. 자살 상담을 위한 방안
자살 문제를 상담학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가 문제이다(구체적 방안은 정정숙, "자살의 위기 상담", 「상담과 선교」제7권 4집, 1999년 겨울, 제 26호를 참조하라).

(1) 개입
자살자에 대한 상담을 위해서 먼저 개입을 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① 문제를 정의하고, ② 피상담자의 안전보증, ③ 지원의 제공, ④ 대안의 조사, ⑤ 계획 수립, ⑥ 구속력의 확보가 있어야 한다.

(2) 치료
자살의 위기상담에서 치료는 필수적이다. 치료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① 개인심리치료 ② 그룹치료 ③ 가족치료 ④ 생의학적 치료가 있어야 한다.

(3) 유지 전략
자살 사건이나 미수사건이 일어난 후 당사자나 가족들은 심각한 갈등을 겪는다. 이들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고, 유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후예방상담과 사후관리가 있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유대가 형성되어져야 한다.

결론

자살 문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예방이다. 예방은 크게 개인적 차원에서, 사회적 차원에서 그리고 정책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면 우리 교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첫째, 바른 생명교육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기독교 세계관 교육으로서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존귀성을 바로 알게 가르쳐야 한다.
둘째, 상담 사역을 통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회집을 중심한 프로그램에서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돌볼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지원과 양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자살자나 자살 기도자를 '믿음 없는 사람'으로 규탄하기 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양육하는 시스템을 형성해야 한다. 잃어버린 한 생명에게 우리의 관심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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