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 왕의 열등감과 시기심
(삼상 18:17-30)
사람의 열등감이나 우월감이 너무 심하면 그것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게 된다. 우리는 그것을 착각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안목을 갖지 못하고 편견과 오만에 사로잡혀 정상적인 자아를 상실해 버리는 것을 말한다.
다윗이 골리앗을 죽인 후 백성들의 마음은 사울에게서 떠나 다윗에게로 쏠리게 되었다. 50이 넘은 왕으로서 이제 10대인 다윗에게 열등감을 가져 이렇게 맥을 못 추게 된 것은 신기할 정도다. 사울의 아들 요나단도 다윗에게 매료되어 의형제를 맺을만큼 가깝게 지내니까 사울은 더더욱 열등감에 사로잡혔다.
삼상 18장에는 “여호와께서 사울을 떠나 다윗과 함께 계시므로 사울이 그를 두려워한지라”(12, 28, 29)는 언급이 두 번씩이나 나타난다. 그것은 사울이 아말렉 왕 아각을 살리고 짐승들을 살려 돌아옴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버림을 받은 것 때문이었다(15:26).
사무엘이 다윗을 찾아 그 머리에 기름을 붓고 나자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하게 하였다(삼상 16:13, 14).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사울을 번뇌케 하여 수금 타는 자를 찾았고 이새의 아들 다윗이 부름을 받아 사울왕 앞에서 수금을 탄즉 사울이 상쾌하여 낫고 악령이 그에게서 떠났다.
이런 일이 있은 후에 블레셋의 골리앗이 이스라엘에 싸움을 걸어 왔고 사울의 군대 진영에 다윗이 형들을 면회하기 위해 나타났고 거기서 골리앗을 무찔렀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사울왕에게 엄청난 열등감을 느끼게 했다. 다윗을 칭찬하는 노래를 들은 사울왕은 불쾌하여 심히 노하였다(18:8). 삼상 18:1-16의 기록은 백성들의 마음과 사울왕의 마음과 다윗의 높아짐을 보여주며 사울왕에게 있는 왕권이 다윗에게로 옮겨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울 왕이 열등감과 시기심으로 다윗을 미워하게 되는 모든 과정은 하나님께서 다윗을 연단시키시는 시간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이 보이지만 다윗에게는 자기 앞에 놓인 많은 죽음의 위협들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음에 틀림없었다. 사울의 핍박 때문에 고통당하는 다윗과 다윗에 대한 열등감과 시기심으로 고통당하는 사울이 대조되면서 계속해서 악한 의도를 시행하는 사울과 계속해서 하나님께서 다윗 편에 계시는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18장이 진행된다. 이런 시간은 사무엘상이 마쳐질 때(31장)까지 무려 14, 5년간 지속되었다.
사울이 죽을 때까지 다윗에 대한 열등감으로 시기심과 미워하는 마음으로 꽉 차 있었음을 볼 수 있다. 사울 왕은 다윗을 죽이려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였다. 처음에는 블레셋 군대에게 잡혀 죽도록 하는 편법을 사용하였다. 자기 맏딸을 주려고 하다가 다른 딸 미갈을 주는 조건으로 블레셋 사람들의 포피(남자의 성기) 100개를 요구하였다. 사울의 악독함은 나중에 다윗이 자기의 죄를 은폐하기 위해 우리아를 죽이도록 요압 장군에게 명령하는 것과 비슷하게 나타난다(삼하 11장).
사울의 악한 의도를 여러 차례 기록하였다. “내 손을 그에게 대지 않고 블레셋 사람들의 손을 그에게 대게 하리라.”(17, 21, 25) 사울 왕이 다윗을 미워하면 미워할수록 더더욱 열등감을 느낄만한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다윗은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 죽임을 당하지 않고 오히려 블레셋 사람 200명을 무찌르고 그들의 포피를 가져다가 왕에게 드려 사울 왕의 사위가 되었다. 사울 왕은 여호와께서 다윗과 함께 계심을 보았고 자기 딸 미갈도 다윗을 사랑하는 것을 보았다. 기울어지고 허물어지는 자신을 보는 사울은 다윗을 보면 볼수록 두려움과 괴로움과 스스로 견딜 수 없는 자괴감으로 무너지고 또 무너져 내렸다. “사울이 다윗을 더욱더욱 두려워하여 평생에 다윗의 대적이 되니라.”(29)
블레셋 사람들의 방백들이 싸우러 나오면 그들이 나올 때마다 다윗이 사울의 모든 신하보다 더 지혜롭게 행하였기 때문에 다윗의 이름이 심히 귀하게 되었다. 다윗이 흥하면 흥할수록 사울의 마음은 더더욱 비틀어졌다. 이후로 사울의 왕위가 14, 5년간 더 지속되었지만 그 시간 내내 사울은 다윗을 죽이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 밖에 아무 것도 없었다.
열등감과 시기심이란 이렇게 무섭다. 사울 왕의 모든 60대 70대의 삶을 한 사람 다윗을 미워하고 죽이려고 하는 일에 다 허비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울의 생애로 보면 비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통해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는 사실을 사무엘을 통해 사울이 들었을 것인데 다윗을 핍박하는 것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인데 그것을 사울이 지속했다는 것은 사울에게서 여호와의 신이 떠난 것이 분명했다(16:14).
김영엽 목사(다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