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대한 궁금증
우울증은 세로토닌과 연관이 있나?
세로토닌은 우울증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신경전달 물질이다. 세로토닌 수용체 유전자와 우울증의 관련성이 밝혀진 바 있으며,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대뇌 세로토닌 시스템을 조절하여 치료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 가설 단계로 모든 우울증을 설명할 수는 없으며, 다른 신경전달 물질들도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울하지도 않은데 우울증으로 진단받았다. 가능한가?
우울 증상에는 우울한 기분, 죽고 싶은 마음 등의 기분 증상 외에도 다양한 신체 증상, 인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개인마다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즉 우울한 기분이 없거나 기분 자체가 느껴지지 않는 경우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나 신체 증상, 만성 피로 및 무기력함,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등의 인지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이 경우 우울증 진단이 가능하다.
우울증은 질병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 같다. 마음 먹으면 나아질 것 같은데 치료를 받아야 하나?
우울증은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기보다는 치료 받으면 나아질 수 있는 의학적 질병이다. 치료받지 못한 우울증은 심각한 사회적·직업적 기능의 저하를 유발하고, 신체 건강에 위협이 되며, 자살로 이어지는 등 개인과 가족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로 개인의 삶에 대한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의 차이는 무엇인가?
우울한 기분은 우울 증상 중 하나이다. 우울 증상에는 우울한 기분 외에도 무기력함, 피로함, 의욕 및 흥미 저하, 수면장애, 식욕의 이상, 자살 사고 등 여러 가지 증상이 있다. 현재의 진단 기준에서는 다양한 우울 증상 중 다섯 가지 이상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사회적·직업적 기능 저하, 일상생활에서의 기능 저하가 명백할 때 우울증 진단을 받게 된다.
우울증은 유전인가?
우울증이 유전적 질환은 아니다. 우울증 환자의 가족력을 조사했을 때,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는 가족이 있을수록 우울증 환자의 수가 일반인에 비해 많을 수 있지만, 가족력 없이도 우울증이 발생하는 것 또한 얼마든지 가능하다.
산후우울증은 정상인가?
출산 후 겪게 되는 우울 증상의 정도에 따라 산후우울감과 산후우울증으로 나눌 수 있다. 출산 후 85%에 달하는 여성들이 일시적으로 우울감을 느낀다고 하는데, 대부분은 경미한 증상을 보인다. 분만 후 2~4일 이내에 시작되어 3~5일째에 가장 심하고, 2주 이내에 호전 된다. 짧게는 수시간 정도만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산후우울감이라 하며, 우울, 짜증, 눈물, 불안 및 기분변화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증상은 대부분 자연 소실되지만, 산후우울증으로 이행되는 경우도 있다.
산후우울증은 산후우울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좀더 늦게 발병하고, 증상이 더 심하며, 산모의 약 10~ 20%에서 발병한다. 대개 산후 4주 전후로 발병하고, 드물게는 출산 후 수 일 이내 혹은 수개월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발병 3~6개월 후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치료받지 않을 경우 25% 정도에서는 1년 넘게 지속되기도 하며 85%에서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산후정신병은 산모의 0. 1~0.2%에서 나타나며, 매우 심각한 상태이므로 입원 치료와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 출산 후 수일부터 2~ 3주 내에 발생하며, 극도의 정서불안, 분노 반응, 수면 장애, 망상, 혼돈, 주의집중력 결여 등이 나타나고,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 자살 및 영아살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입원 치료가 필수적이다.
'화병은 우울증인가?
화병은 심인성 혹은 반응성의 만성 분노장애로 분노, 억울하고 분함, 공격성, 증오와 같은 감정을 오랜 시간 참으면서 쌓여 발생한다. 주 증상은 복합적인 분노 증상 외에 신체 증상이 동반되는데, 열감, 입마름, 심계항진, 답답함, 목과 가슴의 덩어리 뭉침, 억제에 따르는 긴장감(잘 놀람), 하소연 및 뛰쳐나가고 싶은 증상 등이 나타난다. 그 외에 불안, 우울, 불면증, 식욕감퇴, 죄책감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화병에서 우울 증상이 진단기준에 맞게 나타난다면 우울증과 화병이 공존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화병의 치료에는 우울증 치료제인 항우울제(특히 SSRI)와 항불안제를 병용하면 효과적이라는 보고도 있다.
음주와 우울증은 관련이 있나?
최근에도 아직 우울증에 대해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우울증을 ‘마음의 병’ 혹은 ‘의지의 문제’로 여기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울증은 뇌의 질환이다. 즉 뇌에서 정상적으로 분비되어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할 신경전달 물질 체계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술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전신에 걸쳐 나타나며, 특히 뇌에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 술을 마시면 정신이 몽롱해지거나 잠이 오고 기분 변화를 보이는 것은 이러한 작용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음주를 하는 것이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울증의 경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우울증 약 역시 뇌에 작용을 하는 만큼 술과의 상호작용으로 약효를 떨어뜨리거나, 간이나 신장 등에서 적절히 배설되어야 할 약물의 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우울증의 위험이 있거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에는 금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