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부의 이혼율이 30%를 넘어선 지도 꽤
오래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성도들의 이혼율도 불신자들의 이혼율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이런 사실들을 고려하여 볼 때 부부간의 관계를 다지고
친밀감을 높여가는 일은 가정을 세우기 위해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실제로 한 가정을 이루는 부부가 마음을 주고받는
대화를 잘하기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부부간의 대화를 돕기 위해
성경에 나타난 대화법을 살펴보고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보기로 한다.
상황에 적합한 말을 하자
잠언 25장 11절(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말씀을 보면
경우에 합당한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다.
사실 아내들은 배우자와 말을 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따라서 분위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거나 또는 상대방이 얼마나
귀담아 들을 자세가 갖추어졌는가를 살피지 않고 급한 마음에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봇물 터지듯이 쏟아 붓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일방적인 자세로는 효율적인 대화를 이룰 수 없으므로
상대방의 자세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편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쉬고 싶어할 때,
부부간의 멋있는 잠자리를 원하고 있을 때,
복잡한 회사 일로 마음이 심란할 때
등은 아무리 좋은 주제라 할지라도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는 남편이 모처럼 마음을 열고 회사에서
힘든 일을 얘기하면 남편이 원하지도 않는 충고를 한다거나
남편을 탓하거나 비난하면 대화하고자 하는 동기를 꺾어 버릴 수 있다.
분노를 지혜롭게 다루자
일반적으로 우리 문화권이 강조하는 가치관은
부정적인 감정은 표현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들은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미움, 분노, 화 등의 감정은 나쁜 것이므로 밖으로 드러내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에베소서 4장26절(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말씀은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 것을 명령하고 있다.
분을 품지 않으려면 말로 표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조심해야 할 점은 분노의 감정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도록 비공격적이고 중립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하고 싶은 말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하나의 실례를 들어보기로 한다.
맞벌이 가정의 남편이 식사를 하고 난 뒤
그릇을 식탁에 그대로 남긴 채 거실에 나가 TV를 본다.
이것을 본 아내는 자기를 전혀 도와주지 않는 남편이 섭섭하게 느껴졌다.
남편이 도와주기를 바라며 아내는 대화를 시도한다.
“당신이 식사를 끝내고 TV만 보니까 자기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섭섭해요.
사실 난 많이 피곤해서 당신이 그릇이라도 싱크대에
옮겨 주면 한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도와주길 바랐거든요.”
아내의 말을 살펴보면 어떤 생각을 거쳐서 무슨 감정이 생겼는지 설명하고 있다.
만일 이렇게 표현하지 않고
“사람이 어떻게 자기밖에 모르느냐,
누구는 쉬고 싶지 않은 줄 아느냐.”
라고 한다면 아마도 십중팔구는 부부싸움이 일어날 것이다.
언쟁이 일어나면 아내가 바라는 대로 남편의 도움을 바랄 수 없을 것이고
서로 누가 더 피곤한 지에 대해 싸움만 하게 되기 쉽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화가 나면
단지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이 목표인양
상대방이 상처를 받거나 말거나 아랑곳 하지 않고,
또는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잊어버리고 마구 분노를 뿜어내기 바쁘다.
그럴 경우 말을 한 자신도 마음이 편치 않고
상대방도 기분이 상하게 되어 대화가 아니라 감정싸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정적인 감정은 무조건 표현하지 않고
입을 닫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 아니라
중심을 보시는 분이기에 속으로는 밉거나
싫은 감정이 있으면서 겉으로만 표현을 하지 않는다고
기뻐하시는 분이 아니다.
또한 속으로 싫은 감정이 있으면 그 사람을 대할 때 자연히 서먹하고
불편하며 마음의 거리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부정적 감정을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억압하기 보다는
지혜롭게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필요한 경우 ‘아니오’라고 말하자
마태복음 25장 9절(슬기 있는 자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와 너희가 쓰기에 다 부족할까 하노니
차라리 파는 자들에게 가서 너희 쓸 것을 사라 하니)을 보면
슬기로운 처녀와 미련한 처녀 이야기가 나온다.
예상치 못한 시간에 신랑이 와서 맞으러 가야 할 때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처녀들은 미리 준비한 처녀에게 기름을 나누어 달라고 청을 한다.
이 때 슬기로운 처녀들은 화를 내지도 않으면서 지혜롭게 거절한다.
슬기로운 처녀들의 대답을 통해 우리가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을 받았을 때
지혜롭게 거절하는 방법을 배워보자.
첫째, 이 처녀들은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조금도 비난하거나 따지거나 야단치거나 판단하지 않았다.
이처럼 우리가 들어주기 어려운 청을 받았을 때
그들의 행동을 자신의 주관대로 비판하거나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일단 판단하게 되면 실망이나 불만의 감정이 생기고
그 감정은 대화할 때 간접적이든 직접적으로 표현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일단 비판을 받으면 자신을 방어하게 되므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 보다는 오히려 상대방을 공격하게 된다.
따라서 비판이나 판단을 삼가는 것이 원만한 대화를 촉진하는 방법이 된다.
둘째, 지혜로운 처녀들은 사실 그대로,
“내가 준비한 기름은 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양이다.
둘이 나누어 쓰면 둘 다 부족하기 때문에 나누어 줄 수 없으니
장사에게 가서 사오라."며 중립적으로 설명했다.
배우자가 부탁하는 내용을 들어주기 어려울 때는
부탁한 내용을 비판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도 지혜로운 일이다.
특히 자존감이 낮은 성도들 경우 이 말씀에서
당신이 이런 부탁을 받았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물어 볼 때
대부분 속으로는 싫으면서도 할 수 없이 나누어 주겠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표현되지 않은 마음은 안으로 계속 쌓여갈 것이고
그 마음은 부부관계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건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관계 증진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