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하나님의 것을 돌려드리는 일 |
마음으로 드리는 감사 고백 ··· 재정투명성 보장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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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교인 가운데 10명 중 9명이 십일조를 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교인이 각종 명목의
헌금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헌금에 대한 교육을 받은 교인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목회자들은 교인들이 오해할까봐 헌금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하거나 평소 설교에서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헌금교육은 필요하다. 헌금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마음가짐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헌금에 대한 자세와 오해, 그리고 올바른 헌금사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헌금이란 ‘헌’(獻)과
‘금’(金)으로 된 글자이다. ‘헌’(獻)은 ‘드린다’ 혹은 ‘바친다’를 의미하고 ‘금’(金)은 ‘돈’을 의미한다. 그런데 ‘헌’과 ‘금’ 중에
어느 쪽을 더 비중 있게 다루느냐에 따라 헌금의 의미는 물론 자세와 방법까지도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온 사람들도
헌금을 ‘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헌금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바치는 마음, 즉 ‘헌’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헌’에는 사람의
마음중심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헌금을 돈과 동일시하는 무의식적인 사고의 습관에서 벗어나야 바르게 헌금생활을 할 수 있다. 헌금은
‘금’보다는 ‘헌’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헌금에 대한 잘못된 이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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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교인들은 정성껏 헌금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헌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인식들이 있다. 첫째,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있어서
신앙생활의 척도처럼 여겨지는 ‘십일조’. 그런데 이 십일조를 비롯한 헌금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들이 있다. 흔히 십일조를 드릴 때 ‘내 것’에서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드린다고 생각한다. 즉 출발점이 ‘내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성서에서 가르치고 있는 재물관은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우리의 삶은 청지기로서의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십일조를, 내
것 열 개에서 하나를 드린다는 인식에서 하나님의 것 열 개를 나에게 맡겨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고백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둘째, 헌금은 적금이 아니다. 자기가 낸 돈을 차곡차곡 기억해 두는 것은 헌금이 아니라 적금이다. 언젠가는 이자까지 합해 돌려받을
축복(?)을 기대하면서 내는 일종의 적금식 헌금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헌금은 내 자식이 나중에 찾아 쓸 행복 적금이 아니다. ‘헌’과
‘금’의 중요성이 뒤바뀌게 되면 이처럼 그 의미와 자세도 왜곡되기 쉽다. 간혹 마태복음 6장 20절을 인용해 헌금을 투자성 적금형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오해다. 이 땅에서 투자하고 천국에서 되찾는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에
마음을 두라는 것이며, 그 마음(헌)을 따라 물질(돈)이 간다는 뜻이다. 헌금은 지금까지 누리고 산 행복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지, 나중에 받을
것을 미리 계산하여 쌓아두는 것이 아니다.
셋째, 헌의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 헌금은 교회에 내지만 교회에 내는 것이 아니다.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헌금은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자선단체에 기탁하는 헌금은 그 단체를 통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그런데
헌금의 대상이 혼동되면 자기의 의가 나타나기 쉽다. 많이 헌금을 드리면 목에 힘이 가고, 적게 헌금을 드리면 왠지 기가 죽는 기분이 든다면 이는
모두 자기의 의와 관련된 헌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다른 교회로 옮겨가면서 그동안 헌금한 것을 돌려달라고 했다는 해프닝이 있다. 이는
대상을 혼돈해서 생긴 해프닝이다.
돈의 지출 아닌 마음의 지출
하나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시기 때문에
마음을 먼저 ‘헌’하고 따라오는 ‘돈’을 드리기 위한 구체적인 헌금생활을 몇 가지로 정리해 봤다.
첫째, 헌금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고후9:4-5) 헌금은 미리 액수를 정하고 헌금봉투에 넣어 준비한다. 이것이 곧 하나님께 드릴 마음을 준비하는 일이다. 만약 준비되지
않으면 예배 중에 인색한 마음이 들거나 예배자로서의 마음을 빼앗길 수 있다.
둘째, 헌금은 즐거운 중에 드려야 한다.(고후
8:2) 헌금을 돈의 지출로 생각하면 기쁨으로 드릴 수 없다. 헌금은 ‘마음’의 지출이다. 그러므로 즐거운 마음으로 드려야 한다. 교회의
헌금시간이야말로 가슴 벅찬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한다.
셋째, 자원하는 마음으로 드려야 한다.(고후 8:3) 간혹
눈치를 보면서 헌금을 하거나 체면 때문에, 아니면 누구보다 더 내야 한다는 경쟁심으로 헌금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헌금을 받을 대상이
누구인지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헌’의 자세가 바르게 된 사람이라면 체면, 경쟁, 명령 때문이 아니라 자원으로 할 것이다.
넷째, 고난당하는 이웃들을 위한 헌금은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향기로운 제물(빌4:18)이 되도록
해야 하며,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사랑의 진실함을 증명(고후 8:8)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남을 돕는 일에 자신의 의나 사랑을 드러내기 위해
한다면 이는 하나님 앞에 향기로운 제물이 될 수 없다.
교회는 헌금사용의 원칙이 굳건해야
한 목회자는 “아이의 분유 값을 벌기 위해 야근을 하고, 자녀의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는 성도들의 생활과 심정을 안다면 교회는 헌금과 재정을 함부로 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는 헌금 사용의 원칙이
있어야 하며, 그 원칙이 굳건하게 세워져 현실 앞에서 나약하게 무너지지 않을 때 교회를 교회답게 만들어갈 수 있다.
오늘날
우리시대는 돈이 없어서 헌금을 드리지 못하는 사람보다 마음이 없어서 헌금을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교회는 정직하게 깨끗한 마음의
‘헌’(獻)이 되도록 교육하고 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도 교회의 재정투명성을 높여 신뢰를 회복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선교적 사역을
감당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 성도들이 깨끗한 양심으로 헌금을 드리고, 한국교회가 재정 사용에 투명성을 더한다면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정직한 수입을 정의롭게 지출하며 공의로운 나눔을 실천하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