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9-19 13:54
계3:11에서 왜 속히 오신다고 말씀하셨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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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웹섬김이
조회 : 730  

계3:11에서 왜 속히 오신다고 말씀하셨는가요?

 

[질문] 

“내가 속히 오리니 네가 가진 것을 굳게 잡아 아무도 네 면류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계3:11) 빌라델비아 교회에 이 말씀을 하실 때가 2000년 전이고 아직도 예수님이 재림하지 않으셨는데 왜 '속히 오겠다.'라고 하신건가요?

 

[답변]

박진호 목사 

지적하신 대로 이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재림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럼 이 서신을 기록할 때와 재림은 이천년 아니, 앞으로 언제 있을지 모르니까 그보다 훨씬 큰 시차가 있음에도 ‘속히’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니 이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아셔야 할 것은 요한계시록을 비롯한 성경의 예언이 갖는 특성입니다. 단순히 특정한 미래 사건을 구체적으로 예언한 것이 아닙니다. 특별히 요한계시록은 종말에 있을 구원의 완성에 관해 이런 저런 상징과 비유들이 동원된 묵시(默示)의 책입니다. 계시록을 해석함에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와 물리적 상황을 추측하거나, 인류 역사의 특정한 시간 장소 상황에 계시록의 특정 본문을 대입해 일체화시키려 해선 안 됩니다.

 

쉽게 말해 성경의 예언은 이중 삼중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예언들이 당대의 일, 가까운 미래의 일, 먼 미래의 일, 마지막 종말의 때의 일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시점 장소 상황보다는 그 예언에 담긴 하나님의 뜻에 초점을 맞추어서 해석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성경의 예언이 그 당대나 가까운 미래의 예언이 되려면 반드시 실제 역사적인 상황이 그 배경이 되어야 합니다. 상기 본문도 저작 당시의 빌라델비아 교회와 그 성도들이 처한 상황을 바탕으로 예언한 것입니다. 그들이 처한 상황을 9절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보라 사탄의 회당 곧 자칭 유대인이라 하나 그렇지 아니하고 거짓말 하는 자들 중에서 몇을 네게 주어 그들로 와서 네 발 앞에 절하게 하고 내가 너를 사랑하는 줄을 알게 하리라.” 사탄의 회당에 대해선 서머나 교회에 대한 편지에도 나옵니다. “내가 네 환난과 궁핍을 알거니와 실상은 네가 부요한 자니라 자칭 유대인이라 하는 자들의 비방도 알거니와 실상은 유대인이 아니요 사탄의 회당이라.”(계2:9)

 

‘사탄의 회당’은 자칭 여호와의 총회라고 불렀던 유대주의자들의 모임을 뜻합니다. 그들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기독교 교회와 십자가 복음을 훼방 핍박했는데 그 배후에 사탄이 있고 그 거짓말에 속아서 놀아났다는 의미로 사탄의 회당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주님은 우선 서머나 교회와 빌라델비아 교회가 현재 겪고 있는 그 박해를 잘 알고 계시기에 위로와 권면의 말씀을 전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빌라델비아 교회에 대해선 그런 거짓말하는 자 몇 명이 도리어 교회로 찾아와 굴복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기독교로 개종할 것이라기보다는 문맥상 사탄의 회를 주님이 심판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어지는 10절은 “네가 나의 인내의 말씀을 지켰은즉 내가 또한 너를 지켜 시험의 때를 면하게 하리니 이는 장차 온 세상에 임하여 땅에 거하는 자들을 시험할 때라”고 말합니다. 이제 주님의 관심은 “장차 온 세상에 임하는 시험의 때”로 옮겨 갑니다. 주님이 재림하여 모든 이를 구원과 심판으로 나누는 마지막 날이 도래하기 직전에 즉, 이 당시로는 먼 미래에 있을 대환난의 때입니다. 그 때에 인내의 말씀을 지키는 신자는 대환난을 면하도록 지켜 주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11절에서 “내가 속히 임하리니”라고 했습니다. 주님의 재림 즉, 마지막 종말의 때를 말합니다. 그럼 ‘속히’는 마지막 때 직전에 시험을 당하고 있는 신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씀이 됩니다. 쉽게 다시 정리하면 9절은 당대 혹은 가까운 미래, 10절은 먼 미래, 11절은 종말에 관한 예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속히 오심이 초대교회 당시나, 그와 근접한 때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거기다 ‘속히’라는 헬라어 ‘타퀴’가 본문에선 부사용법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영어로는 soon보다 quickly로 번역되는 것이 더 합당합니다. 실제로 quickly로 번역된 역본(ASV, NASV)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따지면 지체하지 않고, 갑자기, 빨리 등의 뜻입니다. 시기가 임박했다는 뜻도 있지만 다시 오시는 모습을 설명하는 뜻도 있는 것입니다. 사실은 우리말 ‘속히’도 부사이지, ‘빠른’ 시간 안에 같은 형용사가 아닙니다.

 

이미 설명 드렸지만 바로 앞 10절에 마지막 날 직전의 대환난에 관한 예언이 있기에 문맥상 ‘속히’가 단순히 시간적 임박성만을 뜻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10절이 없고 9절에서 11절로 바로 이어졌다면 정말로 그 당대나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주님이 재림한다는 뜻이 되지만 말입니다.

 

이런 문맥상의 흐름에 따라서 ‘속히 오신다’는 것은 결국 재림의 임박한 시기보다는 재림 약속의 확실성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주님은 반드시 언젠가는 오신다. 그것도 너희가 대환난의 때의 시험을 면하게 해주러 오신다. 그리고 마지막 때에는 믿음을 지킨 성도들에게 면류관을 줄 것이다”라고 약속한 것입니다.

 

계시록 전체에 주님의 재림에 대한 소망과 예고가 나타납니다. 또 속히 오시겠다고 친히 선포하신 구절도 일곱 번이나 됩니다.(2:5, 3:11, 16:15, 22:6,12,20) 초대교회 당시 유대주의자들을 비롯해 로마 당국의 극심한 핍박에 힘들어 하는 교인들에게 궁극적인 소망과 힘이 되는 것은 재림의 약속입니다. 속히 오신다고 강조한 것은 살펴본 대로 그때 당장이 아니라도 반드시 다시 오시고 그 때까지 믿음을 지킨 자에게는 천국의 영광과 부활 승리가 보장되어 있음을 결코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그러나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벧후 3:8-10)

 

초대 교회 당시에도 상기 질문과 같은 의문을 가진 신자들이 많았습니다. 주님이 이 세대가 가기 전에, 혹은 속히 다시 오신다고 약속하셨으나 전혀 그렇지 않고  도리어 박해만 늘어가니까 많은 신자들이 괴로워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주님의 시간 개념이 인간의 것과 다를 뿐 아니라, 속히 오신다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때에 갑자기 “도독 같이” 오신다는 뜻이라고 다시 풀어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신자가 주력할 것은 초읽기 하듯이 괴로운 시기를 얼마나 잘 이겨내느냐는 인내력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드시 다시 오시는데 시기가 늦어지는 이유는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핍박이 심해도 주변의 미혹된 불쌍한 영혼들이 구원 받기도 전에 금방 오시라고 요구 내지 열망하는 것은 신자가 품어선 안 되는 이기적인 욕심이라는 것입니다. 신자는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 있던 부활 승리를 붙드는 종말론적 삶을 살아감으로써만 세상의 어떤 멸시와 핍박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상기 구절에서 ‘속히’라는 단어는 모든 세대의 신자를 다 아우르는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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